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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금기(禁忌)로 여기는 선물들

새해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받는 시기가 왔다. 보통은 깊은 우정 또는 애정을 표시하거나 앞으로의 한 해도 같이 잘 보내자는 의미로 선물하지만, 중국은 이와 살짝 다른 케이스다. 오래전부터 제사를 지냈던 나라의 문화 덕분에 예전부터 선물은 상대를 존경한다는 뜻으로 전하는 물질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후 춘추시대(春秋时代)에선 전쟁에서 패한 나라가 승리한 편에게 음식과 노예 등 그들의 소유를 바쳐야 했기 때문에 가끔 좋지 않은 뜻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이 점은 특히 중국의 문화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은 우리 교민들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한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 현지인들과의 관계에 금을 그을 수도 있다.

현재에도 중국에서는 이와 같이 이상한 유래나 단어의 부정적인 의미 때문에 특정 물건의 사용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 기피이유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은 ‘나쁜 뜻을 가진 다른 단어와 비슷하거나 같은 발음을 가지고 있어서’다.

예를 들어 과일 배를 의미하는 리(梨)는 리훈(离婚, 이혼)의 ‘리’ 자와 발성이 비슷해 선물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연인이나 부부에 선물할 경우 헤어짐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우산의 ‘산(伞)’ 또한 헤어짐의 ‘산(散)’과 발음이 똑같다는 이유로 선물하거나 받기를 꺼려한다.

또한 ‘시계를 선물한다’는 뜻의 송종(送钟)은 장례를 치르다는 뜻의 송종(送终)과 발음이 유사해 특히 나이가 많은 어른에게는 최악의 선물로 꼽히기도 한다.

반면, 오래 전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좋지 않은 의미를 갖게 된 것들도 있다.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녹색 모자를 쓰다’를 뜻하는 따이 뤼마오즈(戴绿帽子)란 표현이 ‘아내가 바람났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남자는 물론이며 여자들조차도 녹색 모자를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

또한 흰색, 검은색, 파랑색은 중국에서 부정적인 색으로 여기니 선물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앞의 세 가지 색깔이 많이 쓰일 경우 ‘죽음과 관련된 물건들’이라고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하얀 손수건은 한국에서는 인기 있는 단골 선물이지만 중국에서는 장례식에서 혹은 헤어질 때 상대에게 건네주는 물건으로 통용된다. 이는 고대 중국의 많은 시에서 이별의 슬픔을 묘사할 때 손수건이 자주 등장한 것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한편 거북이의 알을 뜻하는 왕빠딴(王八蛋)은 중국의 욕설로 쓰이는 관계로 거북이도 선물 대상에서는 제외한다.

똑 같은 물건도 각 나라의 서로 다른 문화로 인해 이해하는 시각이 굉장히 다를 수 있다. 물론 다른 이에게 선물을 하는 것은 좋은 행동이며 서로의 진심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도리어 상대의 기분을 언짢게 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등부 학생기자 이혜원(SAS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