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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글쓰기 지도 언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2016-01-27, 16:46:53] 상하이저널

[겨울방학 논술특강 ②]


초등학교 고학년 편

해외에서 자녀교육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다름 아닌 한국어, 그 중에서도 글쓰기다. 입시, 취업에 있어 그 중요성은 날로 커지는데 집에서 가르치자니 막막하기만 하다. 이에 2015년 재외동포문학상 특별상 수상에 빛나는 포동주말학교 논술 교사진이 겨울방학을 맞아 학부모의 고민을 덜기 위해 나섰다. 오랜 교사 경험을 토대로 들려주는 생생한 조언에 귀 기울여 보자.

 

일기로 생각하는 힘과 쓰기 능력 기르기

한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집 주인 할머니에게 맛의 비결을 묻자, 할머니께서는 “뭐 특별한 게 있나요? 그냥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심정으로 요리하는 거죠.”라고 대답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글을 쓰는 학생들의 마음도 할머니와 비슷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별한 글을 쓰려고 하고, 또 그것을 좀 더 근사하게 꾸미려고 하는 나쁜 버릇 때문에 글쓰기가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사실 글쓰기가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학생들에게 재미있게 느끼도록 좀 더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구체적으로 가르쳐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학교현장과 직무연수를 통해 배운 아주 간단한 노하우 몇 개를 일기쓰기에 적용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평소에 글을 쓰는 습관을 익혀야 글 쓰는 것을 쉽게 생각하고 글 쓰는 능력도 길러질 수 있다.

 

방학동안 일기쓰기 이렇게 지도해 보세요.


 1. 체험과 관찰이 있는 글쓰기
방학동안 아이들과 함께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글쓰기 공부는 ‘일기쓰기’이다.
그런데 아이에게 일기를 쓰라고 하면 "엄마, 나 뭐 쓰지?"하는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그럼 엄마들은 십중팔구 "글쎄. 오늘 뭐 특별한 일 없었어?"라고 되묻는다. 이런 질문은 아이들에게 '글은 특별한 일을 쓰는 것'이라는 편견을 심어주게 된다.


이럴 때 특별한 일을 억지로 만들어 쓰게 하지 말고 아이 주변을 잘 관찰하게 해보자. 우리 아파트 화단에는 어떤 나무가 몇 그루나 심어져 있는지, 어떤 꽃이 피어있고, 꽃의 색깔과 모양은 어떤지 등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습관을 들여 주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는 ‘우리 집 화단’이 일기의 제목이 되고, 어느 날은 ‘강아지’, 또는 ‘우리 가족’이 제목이 될 수도 있다. 일기를 그날의 특별한 일들을 나열하는 것이라고 생각에서 벗어나도록 하자.


그리고 생활 속에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이 좋은데 굳이 차를 타고 멀리 나가서 신기한 것을 체험하는 것만이 경험이 아니다. 예를 들면 김치를 담글 때 아이를 동참시켜 조금 눈이 맵더라도 마늘이나 파도 까보게 하고, 막 담근 김치 맛이 어떤지, 짠지 싱거운지 간을 보도록 경험시켜주는 것이 좋다. 그런 경험을 글로 써보게 해보면 어떨까?

 

 2. 길게 쓰는 것보다 자세하게 쓰기
아이들은 글 쓰는 것이 귀찮고 쓰는 방법도 잘 모르니까 일기를 짧게 대충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글 쓰는 능력을 길러줄까 고민을 하는데, 그러다 나온 방법이 ‘한바닥 꽉 채워서 써라’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글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모르니까 나름 머리를 써서 글씨를 크게 쓰거나 띄어쓰기 간격을 넓게 하거나 아니면 쓴말을 또 쓴다.

 

엄마가 떡볶이를 해 주셔서 떡볶이를 먹었는데 참 맛있었다. 떡볶이는 맵지만 굉장히 맛있었다. 나는 떡볶이를 먹어서 참 기분이 좋았다. 우리 엄마 떡볶이는 참 맛있다. 배가 불러서 기분이 좋았다. 나는 우리 엄마 떡볶이가 맛있어서 참 좋다.

 

이렇게 한 말을 또 하고 또 한다. 중요한 것은 ‘길게 써라’, ‘한바닥 가득 써와라’가 아니라 ‘자세하고 정확하게 쓰는 것’이다. 자기가 본 것이 있다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쓰도록 연습하고, 그에 대한 느낌과 감상을 섞어 쓴다면 분량은 당연히 길어지게 되어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국어 교과서에는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내용이 있다. 여기에 느낌이나 감상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도 추가해서 공부하고 있다. 습관적으로라도 일기의 반 이상은 사실의 나열이 아닌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감상이 들어가는 일기를 쓰는 것이 다른 글쓰기를 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된다.

 

 3. ‘자세히 쓰기’를 도와주는 ‘나쁜 녀석 찾기 놀이’
일기를 쓸 때 생각이나 느낌 등을 ‘자세하게 써라’라고 말해주어도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다. 이때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나쁜 녀석 찾기 놀이’이다. 어떤 학생이 이런 일기를 썼다.

 

아침 7시에 일어났다.
세수를 하고 콩나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어제 챙겨둔 가방을 들고 학교로 뛰어갔다.
가면서 친구들을 만나 ‘안녕’하고 인사했다.
가방에서 책을 꺼내며 선생님을 기다렸다.

 

‘나쁜 녀석 찾기 놀이’라는 것은 그냥 놀이처럼 하는 것인데, 이 일기에서는‘한 일-나쁜 녀석’, ‘본 일, 들은 일, 말한 일, 느낀 일, 생각한 일-좋은 녀석’이다. 그러면 아이는 “왜 한 일이 나쁜 녀석이예요?”라고 묻는다. 그럴 때 “조금 이따가 말해줄게~”라고 뜸을 들이며 함께 나쁜 녀석을 찾아본다.

 

아침 7시에 일어났다. (한 일-나쁜 녀석)
세수를 하고 콩나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한 일-나쁜 녀석)
어제 챙겨둔 가방을 들고 학교로 뛰어갔다. (한 일-나쁜 녀석)
가면서 친구들을 만나 ‘안녕’하고 인사했다. (한 일-나쁜 녀석)
가방에서 책을 꺼내며 선생님을 기다렸다. (한 일-나쁜 녀석)

 

대부분 아이들 일기에는 ‘한 일’이 많다. 어떤 일기는 한바닥 넘는 글에 ‘한 일’로만 쓰여 있기도 하다. “친구들과 노는 데 혼자만 독차지하고 놀면 나쁜 친구인 것처럼 서로 사이좋게 놀아야겠지? 그러니 글에 좋은 녀석(본일, 들은 일, 느낀 일 등)들을 찾아서 중간에 더 써넣도록 하자.” 이렇게 이야기해주면 아이들은 금방 이해하고 좋은 녀석들을 찾아서 중간 중간 살을 붙이며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아침 7시에 일어났다. 겨울에는 해가 늦게 떠서인지 내 몸도 같이 게을러진다.(좋은 녀석)
세수를 하고 콩나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입맛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제 챙겨둔 가방을 들고 학교로 뛰어갔다. 그나마 가방을 챙겨둔 것이 다행이었다.
가면서 친구들을 만나 ‘안녕’하고 인사했다. 그래도 친구들을 보면 마음이 즐거워진다.
가방에서 책을 꺼내며 선생님을 기다렸다. 오늘도 역시 나를 크고 튼튼하게 살찌울 하루가 될 것이다.

 

좋은 녀석을 의무적으로 끼워 넣도록 신경을 쓰며 글을 써보자고 격려하면 아이들은 금세 '한 일' 중심으로 쓰는 일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풍부하고 긴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쓰기 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일기 유형


 1. 편지 일기
아이가 편지글 형식의 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평소 말하듯이 편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과 친구, 선생님, 급식 아주머니등 주변의 친근한 사람을 대상으로 글감을 찾는 것! 곤충이나 꽃, 나무 등 동식물은 물론 스케치북과 지우개 같은 학용품도 편지 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2. 감상 일기  

전시나 공연을 관람한 후 새롭게 안 사실과 느낌을 쓰는 일기이다. 하루 일기에 전시에서 본 전체 작품을 다루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한두 작품을 골라서 감상평을 자세하게 적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3. 관찰 일기
강낭콩, 여름꽃, 곤충이나 아주 간단히는 고구마나 양파 같은 것을 키우면서 성장과정이나 변하는 모습, 그것을 바라보는 느낌을 일기로 쓰는 것인데, 집에서 기르는 애완견의 행동을 관찰하여 쓰는 것도 무방하다. 전에는 가족 중에 누군가를 대상으로 정해서 쓰는 관찰일기를 써 보았는데 의외로 좋은 글을 많이 읽은 기억도 있다.

 

 4. 역사 일기
책읽기는 글쓰기의 필수 조건이므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도록 하자.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아는 것이 많아지고, 또 그 지식을 이용해서 글을 쓰다 보면 훨씬 폭넓은 글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역사책을 읽으며 그날에 읽은 내용과 그것을 통해 느낀 점들을 일기로 써보는 것은 지식과 생각을 두루 넓힐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좋은 생각이 좋은 글을 만든다. 책을 읽는 것은 생각을 모으는 행위다. 위대한 책에는 위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생각을 모으지 않는 것이다. 생각이 모아지지 않고는 결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책을 읽는다고 반드시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지 않고는 결코 글을 잘 쓸 수 없다고 봐야 한다. 방학이라는 긴 시간에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읽어서 지식과 지혜를 함께 얻는 어린이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한 추천 논술교재**
이 교재는 현재 포동주말학교에서 논술시간에 교재로 사용하는 책인데 ‘독서논술왕’은 자유롭게 생각을 넓힐 수 있는 쉬운 책이고, ‘신통방통 통합논술’은 구체적으로 생각을 정리해서 글쓰기에 좋은 교재이다.
형설아이, wow 독서논술왕 흙마당, 신통방통 통합논술
  

‧포동한국주말학교 홈페이지: cafe.daum.net/kspudong
‧문의처: 137-8895-8184, 189-182-7963

 


 이진희

 

 *교원직무연수: 독서와 함께 하는 논술, 통합논술,

 

                        신문활용수업(NIE), 독서토론논술 수업,
                        이가령의 싱싱글쓰기 등
 *활동: 교수학습지원센터 논술준비 OK 첨삭위원
 *현) 상해한국학교교사겸 포동주말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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