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위기를 면한 상하이의 일본군 위안소 유적지 |
24일 중국 중신(中新)망과 둥팡(東方)망에 따르면 상하이시 훙커우(虹口)구는 이 유적지 일대 노후지역 재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위안소 건물도 철거하려다 역사학자들과 시민단체의 요구로 철거를 잠정 중단했다.
홍커우구 궁핑(公平)로 425-12호 소재의 이 건물은 원래 한 방적공장을 운영하던 중국인 사장의 집이었다가 2차대전 시기인 1939년 일본 해군에 의해 점거당한 뒤 '하이나이자'(海乃家)라는 이름의 군 위안소로 운영됐던 곳이다.
이곳은 1940년 당시 모두 17개의 방에 한국인 10명, 일본인 10명, 중국인 20명의 군 위안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적지 일대 주민들의 재개발 요구에 따라 홍커우구는 지난 22일부터 철거작업을 벌이려다 군 위안부에 관심이 큰 중국 소설가 천단옌(陳丹燕)이 소셜미디어에 "위안소 유적지가 철거 위기에 처했다. 중단시켜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쟁점화되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의 성화에 결국 훙커우구는 철거작업을 중단시키고 관련 전문가와 문화재보존 기관을 초빙해 재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훙커우구 정부측은 하이나이자가 문화재보존 건축물로 지정돼 있지 않고 역사적 건축물로 등재돼 있지도 않아 철거에는 어떤 문제도 없지만 추가 확인작업을 거쳐봐야 한다고 말했다.
훙커우구 관계자는 "이 위안소 유적지 동측이 기초교육시설 용지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추후 학교확장 및 도로건설 계획을 마련하면서 이 유적지 건물의 보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2차대전 시기 일본군의 침략을 겪었던 상하이엔 모두 166곳의 일본군 위안소가 운영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위안부문제연구센터 주임인 쑤즈량(蘇智良) 상하이사범대 교수는 "상하이에 확인된 166곳의 위안소 유적지중 5분의 4는 이미 철거됐고 현재 30여곳만 남아있으며 대부분 주민 주택 형식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쑤 교수는 "'하이나이자'는 일본의 위안부 제도를 운영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중요한 연결고리"라며 "이 유적지를 계속 남겨놓는데 그치지 말고 유적지 안내문이나 비석을 세우는 방식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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