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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 논술, 우습게 보고 편하게 접근하기(下)

[2016-02-26, 17:06:25] 상하이저널
[겨울방학 논술특강③]
중학생 글쓰기


해외에서 자녀교육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다름 아닌 한국어, 그 중에서도 글쓰기다. 입시, 취업에 있어 그 중요성은 날로 커지는데 집에서 가르치자니 막막하기만 하다. 이에 2015년 재외동포문학상 특별상 수상에 빛나는 포동주말학교 논술 교사진이 겨울방학을 맞아 학부모의 고민을 덜기 위해 나섰다. 오랜 교사 경험을 토대로 들려주는 생생한 조언에 귀 기울여 보자.

 

중학 논술, 우습게 보고 편하게 접근하기(下)


중학논술 수업의 다양한 종류

(1. 독서논술 上편 참조)


2. 시사 논술
독서논술 수업에서 읽기와 쓰기가 반반의 비중이었다면 시사 논술 수업은 교사가 준비한 시사 자료를 읽는 것은 일부분이고, 생각하고 토론하는 비중이 커진다. 특히 우리 학교에서는 6학년 논술과정에서 토론의 비중을 많이 가진다. 사회의 여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생각을 한층 더 성숙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토론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연습은 말하기와 자신감을 동시에 성장시킬 수 있다.

  

자주 활용되는 시사 논술의 논제로는,

 *최근의 이슈: 난민 문제,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생명복제의 문제점, 금수저론 등
 *흥미로운 이야기: 성 전환자에 대한 인식, 중국과 미국 사이의 우리 외교 방법, 연예인의 학력이 필요한가?
 *자신들의 이야기: 청소년 보호법, 학교 폭력, 특례입학의 필요성, 학력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 등

위의 논제들은 사실 인터넷에 매번 화면 기사로 뜨는 굵직한 내용들이다. 교사와 학생으로 교실에서만 할 수 있는 수업이 아닌 집에서도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부모와 자녀가 식탁에 앉아 정식으로 토론을 한다는 것은 어색한 일이지만 논제가 있을 때 ‘넌 어떻게 생각해?’이렇게 간단히 질문을 던져서 유도를 하거나 차를 오래 타고 갈 때 굵직한 사건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좋은 토론연습이 된다.

 

가끔 아이들 또래에 생각하지 못할 의견을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은 부모 말을 주워 들었거나 다른 곳에서 미리 읽은 경험에서 나온다. 나쁘지 않다. 이런 간접 경험이 많은 학생일수록 주장에 대한 근거도 다양하여 밑천이 달리는 일이 없다.

 

나는 시사 논술 수업을 할 때 논제에 대해 학생들이 주장하는 근거를 칠판에 써서 정리해준다. 그리고 글을 쓸 때는 자신이 생각해서 말한 내용이 아니라 해도 그 정리된 것들을 모두 활용하여 쓰게 한다. 그러면 최소한‘어떻게 써요? 뭘 써야 할 지 모르겠어요’와 같은 글쓰기 시간에 흔히 나오는 ‘쓸게 없다’는 말이 쏙 들어간다. 쓸 내용도 많아지고 그 내용 모두가 나의 생각처럼 글에 녹아들게 된다.

 

나는 교실에서 나와의 수업이 우리 아이들에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다른 곳에서, 더 넓은 곳에서 학생들이 비슷한 토론을 할 경우를 준비하고 배우는 시간이며, 우리 아이들은 해보고 배운 것을 통해서 주말학교 밖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으며 진짜 그런 아이들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

 

 

시사적인 논제는 신문이나 인터넷의 기사들 중에, 혹은 논술 교재에 많이 있기는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이 책 읽기를 권장한다. 사회와 시대와 경제까지도 쉽게 알게 되는 기초지식들이 많이 담겨 있는 책으로 줄을 그으며 읽어야 할 정도로 도움 되는 상식들이 많다. 이 내용을 익혀서 토론이나 논술에 인용한다면 우리 아이, 어딜 가나 똑똑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3. 역사논술

 한국 역사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한국에서도 역사논술이라는 용어가 나오고 논술 분야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상해라는 외국에서 학교 교육을 끝마치게 될지도 모를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포동주말학교에서는 1학년 초등과정부터 국사 시간을 한 시간씩 정해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다. 저학년 때는 단군 신화, 주몽신화 같은 삼국유사의 건국신화와 설화를 중심으로 역사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한국을 빛낸 100인의 위인들> 가사에 등장하는 인물사, 학년이 올라가면서 신라, 고려, 조선 등의 시대사와 풍습, 문화재 등을 다룬다. 한국에서 국사 과목이 분류되는 중학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과서로 연결되게끔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역사논술의 장점은 논술이라는 국어에 역사적인 지식을 더불어 얹어 배울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위화도 회군의 이성계와 고려말의 충신 정몽주의 처신은 누가 옳았을까?’를 공부하자면 두 인물과 시대적 배경, 위화도회군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 내용들을 미리 알아서 자신의 주장을 척척 논리적으로 써 내려갈 학생은 그다지 많지 않다. 교사의 설명과 보조교재를 통해서 이해를 하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친구와 토론도 해보고,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쓰는 방법이다.


 나는 교실에서 토론을 할 때 학생을 찬반으로 나눠 앉히고 핑퐁으로 말하기를 시키는데, 한참 진행을 하다 보면 갑자기 자기가 앉아있는 책상을 엉거주춤 들고 상대편 쪽으로 넘어오는 학생들이 있어 폭소를 자아낸다. ‘내 생각은 이랬는데 가만히 다른 사람 말을 듣다 보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다. 자신의 틀림을 깨닫고 생각을 수정하는 것도 배움의 과정이다. 학생들과의 논술 수업은 이래서 항상 재미있다.

 

4. 에세이(자소서) 쓰기

 문학의 장르 중 가장 읽기 쉽고 쓰기 편한 것이 ‘수필’이다. 소설이나 시를 읽으면서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하거나 어렵다고 하는 학생들이 간혹 있지만 수필을 읽으면서 재미없다거나 어렵다는 사람은 못 봤다. 물론 논리적 사고를 요하는 중수필도 있지만 청소년들이 읽는 정도의 수필은 대부분 분량도 적고 매우 재미있다. 게다가 교과서나 시중에 나와 있는 청소년용 수필은 짧은 한 편을 통해 감성을 두드리고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 입에서 **소설을 읽었다는 말은 들었어도 **수필책을 읽었다는 말은 별로 듣지 못한다. 소설은 ‘**의 ***’라는 거창한 제목이 있지만 수필은 그다지 큰 이름을 달고 있지 못한 소소한 글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앞으로써야 할 글의 장르는 소설이 아니라 수필류가 대부분이다. 가장 눈앞에 닥친 것이 특성화고에 들어가거나 대학에 입학할 때 써야 하는 자기소개서이고 이런 글은 시도, 소설도, 논술류의 평론도 아닌 수필 형식의 글이다.

 

우리 주말학교에서는 중등의 가장 고학년에서는 ‘에세이 쓰기’수업을 진행한다. 수업 방법의 과정을 소개하면,
1) 읽기 단계: 읽기는 쓰기의 기본이다. 학생들의 감성과 가장 어울리는 수필책을 선정해서 한두 권을 읽게 한다. 아주 쉽고 편하게 읽혀지니 두 주에 한 권은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그냥 읽는다. 그리고 재미있다고 한다.
2) 확산적 사고 단계: 똑같은 제목으로 글쓰기를 하는데 본격적인 글쓰기 단계 이전에 어떤 소재로 글을 쓸 지 소재를 찾는다. 이것을 잘하면 글의 반은 성공이다. 남들이 생각지 못한 나만의 글을 쓸 수 있고, 게다가 읽는 이에게 나의 이야기를 통한 감동까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제목으로 글을 쓰라고 하면 대부분 방금 자기가 읽은 훌륭한 작가의 내용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나는 칠판에 가지치기를 해가며 그 단어로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학생들 스스로 찾아내게끔 한다. 이것을 확산적 사고라고 지칭했다.


예1) ‘밥’이라는 제목의 수필을 읽고 확산적 사고를 통한 주제를 찾으라 했더니,
* 동생과 싸운 채로 밥상에 앉았어도 음식 맛을 얘기하며 이런 저런 화제로 밥알 튕기며 가족이 웃다 보면....밥은 사람의 기분을 좋아지게 한다.
* 할머니의 아침밥을 외면하고 등교하는 버릇, 할머니가 아프셔서 귀국하시니... 그 밥이 할머니의 사랑이었음을 늦게야 깨달았다.
* 가운데 반찬을 두고 서로 나눠먹고, 집어주며 먹는 한국인의 밥상과 서양 식탁의 차이 .... 한국의 밥은 먹는 사람의 정을 나누고 느낀다.
* 월드비전 30시간 단식체험....음식을 먹을 때 행복하지만 냉장고의 군것질거리를 찾을 때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아이들을 생각하게 된다.
* 우리가 엄마에게 가장 자주 하는 ‘밥줘’라는 말....엄마의 사랑은 자판기가 아니다.
* 내가 식당밥을 안 좋아해서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시는 엄마, 엄마가 아파서 내가 며칠을 직접 밥을 싸보니.... 도시락에 담긴 엄마의 희생과 사랑

 

예2) 어릴 때 경험한‘첫사랑’이라는 노교수의 수필을 읽은 후에 같은 제목으로 쓰라고 하면 사실 비슷한 첫사랑의 경험이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아직 순진해서인지 그다지 경험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용이 비슷비슷하다. 독자의 입장에선 별로 읽고 싶지 않은 글이다. 확산적 사고를 하고 나면 ‘나의 첫사랑 우리엄마, 머리가 비상한 외국친구를 부러워한 짝사랑이 나의 첫사랑, 연예인을 좋아한 팬심 첫사랑, 나를 만들어가는 나에 대한 첫사랑...’이런 다양한 소재들을 찾을 수가 있어서 오히려 이성에 대한 첫사랑을 쓴 글은 식상하게 된다.

 

3) 글쓰기의 단계: 우리가 읽은 좋은 수필의 유형을 모방하여 쓰게 한다. 같은 제목으로 다른 소재와 주제를 찾았기 때문에 내용은 절대로 다른 글이지만 좋은 수필을 여러 편 읽으면 몇 가지 구성의 유형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그 틀대로 써보게 하는 것이다. 어떤 글이든 서두의 말 꺼내기-자기 이야기-느낌, 깨달음 이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얼마나 쉬운 글쓰기인가?
 
4) 다듬기 단계: 자기 글을 반복해서 읽으면서 쓰고, 고치면서 쓰는 것이 다듬기 과정이다. 여기에 몇 가지 비유법을 가르쳐주고 예를 들어 연습을 해본 후, 자기 글에 두 군데는 반드시 수사법을 넣는 연습을 해본다. 화려한 글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진솔한 자기 글에 한두 군데 비유법을 넣어보면 확실히 남다른 문학성이 있어 보인다. 이것 역시 몇 번만 연습하면 누구든 다 잘 활용할 수 있다.

 

※자소서 쓰기에 대한 안내는 4부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다.

‧포동한국주말학교 홈페이지: cafe.daum.net/kspudong
‧문의처: 137-8895-8184, 189-182-7963

 



 민명홍 

 

 * 서울시 중등 국어교사
 * EBS-TV 중학국어 강의
 * 독서논술 국어과 연구교사
 * 국어자습서(한샘출판사), EBS 교재 집필
 * 현) 상해포동 한국주말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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