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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가정, 어디에 돈을 가장 많이 쓸까?

[2016-03-12, 06:32:18] 상하이저널

지난 늦가을 상하이 토박이 지인의 집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다. 양청호 따쟈셰(털게) 찜에 상하이 전통 가정식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연로하신 지인의 부친은 특별한 애완용 곤충을 자랑 삼아 보여줬다. 성냥갑만한 플라스틱 용기를 윗옷 안 주머니에서 꺼내더니 밥풀 하나를 정성스레 짓이겨 먹이로 주는 것이었다. 영화 ‘마지막 황제’에서 푸이(溥仪)가 기르던 바로 그 귀뚜라미였다. 귀뚜라미가 유달리 추위를 타기 때문에 가슴에 품고 다닌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중국인의 애완용 동물 사랑은 남다르다는 걸 실감하던 순간이었다. 최근 중국의 애완용 동물관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화제다.

 

 


중국의 소비지출동향은 우리 나라 제품의 중국 내수시장 공략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음에서 중국인의 소비행태를 분석해 보기로 하자.

 

일반가정의 최대 소비지출 대상은?
그렇다면 상하이 일반 가정에서 최대 소비지출 대상은 무엇일까? 주택은 답이 아니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소비통계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사회소비재 총소매액은 30조위안(5500조원)을 기록하여, 미국에 이어 세계 2대 소비국으로 부상하였다. 중국인들은 그 많은 돈을 도대체 어디에다 사용한 것일까?
정답은 의식주 중 먹는 데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인롄카드(银联卡) 50억 장으로 집계된 소비통계가 말해주듯이 2015년 이래 식음료 소비는 지속 성장하여, 1~11월 중 소비액은 전년동기비 16.6% 증가했다. 1회당 평균 식음료 카드 소비액은 434위안으로 2014년에 비해서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회당 평균 식음료 소비액이 비록 감소되었지만, 가족의 외식 횟수는 오히려 크게 증가됐고, 외식습관도 가족 중심으로 변화됐다. 2015년 들어 주말 외식이 크게 증가돼, 11월에만 739억 위안을 소비했다.


다음으로는 관광여행 소비지출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춘절, 5·1 노동절, 10·1 국경절 등 연휴기간 중 관광소비는 전년동기비 40% 이상 급증했다. 이 밖에도 주말여행, 자가용 여행, 가족여행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상하이 사람들은 1년에 몇 번씩 정기적으로 단기 근교여행, 중장기 전국여행과 해외여행 등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증가가 가장 빠른 업종은?
소비증가가 가장 빠른 업종은 어떤 것일까? 통계분석을 보면 소비 증가 폭이 컸던 업종은 대부분 서비스 업종이다. 일반 가정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많은 돈을 썼다.


첫째, 애완동물 상점과 동물병원을 포함한 애완동물 업종의 소비증가 폭이 가장 컸다. 2015년 1~11월 중 애완동물에 긁은 카드소비는 전년동기비 260.2% 증가한 56.8억 위안을 기록했다. 상하이 사람들의 애완동물 사랑은 마치 자식을 기르듯이 도를 넘을 정도로 각별한 정성을 쏟는다. 예를 들면 애완견을 기른다면 조석으로 애완견을 데리고 산보하고, 병이 나면 병원에 가고, 배고플 것 같으면 먹을 걸 사주고, 기분이 안 좋을 듯싶으면 얼러주고, 게다가 때때로 예쁘게 치장도 해주고 외모를 가꿔준다.


둘째, 물류업종이다. 2015년 1~11월 중 물류에 사용한 카드소비액은 전년동기비 229.4% 증가한 281.9억 위안이다. 택배, 화물운송 등 물류업종이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인터넷 구매, 시내 택배, 이사화물 등이 급증한 까닭이다.


셋째, 자동차 관련 업종이다. 2015년 1~11월 중 자동차 부품수리업종에 사용된 카드금액은 전년동기비 172.8% 증가한 567.3억 위안을 기록했다. 반면에 자동차 구입비용은 동 2.2% 증가에 그쳐, 이는 웬만한 가정은 이미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수리유지에 더 많은 비용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교통비로 뿌린 돈도 적지 않다. 교통이 날로 편리해지기 때문에 외출이 잦아지고 이에 따른 소비지출도 늘어난 것이다. 2015년 1~11월 중 육상 교통업종 소비지출은 동 121.4% 증가한 691.2억 위안을 기록했다.
넷째, 하드웨어적인 소비생활 외에도 “문화체험” 등이 새로운 소비형태로 급부상하고 있는 추세다. 개인 취미생활로 한 폭의 유화를 그리거나, 자기만의 T셔츠를 디자인하거나, 생활물품을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들어 보거나, 자신을 위한 음반을 제작하기도 한다.


다섯째, 인터넷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 소비라면 상하이 사람들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 광꾼제(11월 11일), 쌍12절(12월 12일), 연말연시, 춘절 등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구매열풍이 식을 줄을 모른다. 인터넷 구매는 이제 상하이 사람들의 생활습관이 되어 버린 듯하다. 2015년 중국의 인터넷 총소비액은 전년비 13% 내외 증가한 4조 위안으로, 전세계 1위로 등극했다. 10위안을 소비했다면 1.3 위안은 인터넷 구매에 사용한 셈이다.

 

인터넷 소비의 특징은?
인터넷 소비는 다음과 같은 일정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첫째, 건강관련 소비가 날로 증가한다. 베이징의 스모그 현상은 심각한 위험수준이다. 때문에 마스크와 공기정화기가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간다. 식품에선 “유기농”, “저지방”, “무첨가”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현대인들이 건강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느냐의 반증이 아닐 수 없다.


둘째, 신체단련운동 관련 소비이다. 남자 아이들은 농구나 축구 등과 같은 “큰 공”을 좋아하고, 중년 남성들은 탁구나 배드민턴 등과 같은 “작은 공”을 좋아한다. 35세 이전의 여성들은 “수영”을 좋아하고, 35세 이후의 여성들은 “무용과 춤”을 좋아한다. 주부들의 단체 사교춤 문화는 초저녁 아파트 공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셋째, 만화, 카툰, 게임 등 관련 소비가 유행한다. 대부분 19~22세 청년층이 소비층이다.


넷째, “중국 복고풍” 관련 소비이다. 쑤저우의 자수제품이나 수공예 합죽선이 대표적인 수공예품으로 100만 개 이상으로 팔려나갔다. 28세 이상의 젊은 층이 치파오(旗袍)의 주요 소비층으로 등장했다.


다섯째, 노장년층의 소비의식이 점차 젊어지고 있다. 향수, 머리 칼라 염색, 무도복 등이 노장년층을 중심으로 유행이 번지고 있다. 50~70세의 소비층이 향수 구입에 연간 7,000만 위안이나 사용하여 씀씀이가 부쩍 커졌다. 특히 노장년 여성층은 소비구매력이 젊은이들 못지 않아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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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에서 30여년간 중국경제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한국무역협회 홍콩/북경/상해 본부장 및 중국실/아주실/지역연구실장을 지냈다. 서강대(중국학 석사), 대만정치대(MBA)에서 공부했다. 또 한국무역협회 자회사로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코엑스)의 부동산 복합시설관리 전문회사인 <(주)이노바스>에서 3년간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국무역협회 중국전문위원으로 무역아카데미, 대학, 기업체 등에서 우리 기업의 대중국교역 및 투자진출, 한중 FTA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중경살림>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중국진출 실무가이드>, <중국의 관세제도>, <한중 FTA와 정책시사점> 등을 펴냈다.
daren@uwstar.com    [송창의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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