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슬픈 일기(伤心日记)’가 큰 화제다.
일기에서 아이는 부녀절(3월8일)을 맞아 엄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하였으나, 엄마가 줄곧 휴대폰만 들여다 보고 있어서 상처받은 마음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갔다.
내용상에 감동적인 문구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가 곁에 있어도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어른들의 자화상을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아동학대’는 신체적인 체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무관심도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 앞에서 ‘휴대폰’을 잠시 멀리하고, 아이의 ‘눈’을 마주하며 대화를 해야 한다는 반성이 일고 있다.
아래는 저장(浙江)에 사는 자오(赵) 씨의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쓴 일기 내용이다.
오늘은 3월8일 부녀절이다. 엄마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고 약간의 준비를 했다.
우선 엄마에게 이야기를 해주려 했다. 하지만 엄마는 내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가 보다. 계속해서 휴대폰만 들여다 본다. 마음이 상했다.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내가 엄마를 축복해 주면 좋아할지도… 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축복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엄마는 여전히 휴대폰만 보고 있다. 난 더 마음이 상했다.
이번에는 엄마 등을 안마하기로 했다. 엄마 등을 안마하는데도 여전히 휴대폰만 바라보고, 얼굴에는 미소도 없다. 나는 더욱 더 마음이 상했다.
이번에는 엄마의 발을 닦아 주기로 했다. 발을 닦으니 엄마가 마침내 휴대폰을 안본다. 나는 기분이 좋았다. 나는 최선을 다해 엄마의 발을 닦았다.
나는 엄마가 칭찬의 말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엄마가 엄숙하게 말한다 “오늘 발 잘 닦았다. 그런데 다음에는 좀 더 세게 하면 좋겠다”
나는 멍하니 엄마가 방을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엄마는 나가기 전에 잊지 않고 말했다.
“빨리 일기써라!”
나의 서글픈 부녀절은 이렇게 지나갔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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