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에 걸려 살 날이 겨우 ‘이틀’ 남은 두 살 배기 딸을 위해 ‘결혼식’을 올린 영국 아빠의 사연에 전 세계가 감동했다.
영국 앤디 버나드(31세) 부부의 16개월 딸 메리는 6주 전 암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아이의 걸음걸이가 불안정하고, 균형을 잡지 못하더니 식욕부진에 시달렸다. 병원에서 위장염 치료를 받았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메리의 갈비뼈 아래 부분에서 작은 멍울이 만져졌다. 급히 병원으로 달려가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암 진단을 받았다. 암세포는 이미 신장, 폐까지 번져 생존률은 희박했다.
응급 치료를 받으며 상황은 다소 호전되는 듯했다. 그러나 4주 후 이번에는 메리의 뇌에서 치명적인 종양이 발견됐다. 의사는 “앞으로 남은 날이 이틀 뿐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버나드 부부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였다. 치료를 연장한다 해도 길어야 몇 주라고 했다. 게다가 통증 부작용에 아이가 고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빠는 믿어지지 않는 현실 앞에 눈 앞이 캄캄했다. 남은 시간, 매 순간이 소중했다.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딸에게 아름다운 기억을 남겨 주고 싶었다.
아빠는 고통스런 병원 치료를 멈추고, 메리를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 지난 18일 딸을 위한 성대한 ‘결혼식’을 거행했다.
결혼식장에서 아빠는 딸의 ‘신랑’이 되었다. 메리는 엄마의 품에 안긴 채 식장으로 들어섰다. 메리의 두 오빠들은 들러리를 섰다.
결혼식 날, 엄마는 흐르는 눈물을 입술을 깨물며 참았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메리의 모습은 눈이 부셨다. 결혼식이 끝나갈 무렵 메리는 아빠의 품 속에서 조용히 잠들었다.
결혼식장 여기저기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는 예기치 않은 상황 앞에 “우리 모두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나의 작은 공주님에게 아름다운 결혼식을 치루어 주겠다는 약속을 지켰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메리는 10일 가까이 놀라운 힘으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나날이 눈에 띄게 쇠약해져 가고 있다. 버나드 부부에게는 매 순간이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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