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윤조·김성곤 의원 고배
새누리 비례대표에도 기대 힘들 듯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그동안 국회에서 재외동포를 대변한 여야의 대표적인 의원들이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재외동포 사회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일 뚜껑을 연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43명 명단에는 재외국민·재외동포와 관련한 인사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일찌감치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뒤 비례대표 후보 공모(사회적 다양성 분야: 재외동포)에 신청한 4선의 김성곤 의원마저도 명단에서 빠졌다.
김 의원은 지난 2005년 열린우리당 재외동포 정책기획단장을 시작으로 민주당 재외동포사업추진단장, 제18대 대선 민주통합당 재외선거대책위원장을 거쳐 현재 더불어민주당 재외동포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10년 설립된 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정광일 세계한인민주회의 사무총장, 노덕환 미국 시애틀 재미대한체육회 해외협력단장도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만, 박옥선 재한중국동포 여성위원회 회장의 이름만 C그룹에서 확인할 수 있다. C그룹은 당선권에서 멀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2·8 전당대회에서 '재외동포 전문가를 비례대표에 우선순위 추천한다'는 당헌 규정을 신설했지만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 배제는 명분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정 사무총장, 노 단장을 C그룹에도 포함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지금까지 여당보다 더 재외동포를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아 실제 재외선거에서 많은 표를 얻은 우리 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허탈해했다.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의 경선 탈락도 의지할 데 없는 재외동포들에게는 충격이다. 서울 강남갑에서 재선을 노린 심윤조 의원은 20일 경선에서 이종구 전 의원에게 패해 20대 국회 입성이 무산됐다.
30년 넘게 외교관으로 전 세계를 누빈 심 의원은 2014년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장에 임명돼 2년여 동안 재외동포의 권익 신장에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의원과 심 의원의 낙마는 재외동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오공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단장, 박종범 유럽한인회총연합회 회장, 승은호 아시아한인총연합회 회장, 이동우 대양주한인총연합회 회장, 이숙순 중국한국인회 회장, 이흑연 러시아·CIS한인총연합회 회장, 임도재 아프리카중동한인총연합회 회장, 박세익 중남미한인총연합회 회장 등 8명은 '세계한인회총연합회 회장단' 이름으로 지난 17일 김 의원을 비례대표 의원으로 추천했다.
그러나 더민주는 각국 회장단의 기대를 저버렸다. 박종범 회장은 "제19대 총선 때의 12만 4천424명보다 27.1% 증가한 15만 8천135명이 재외선거 유권자로 등록해 '재외동포 몫' 비례대표가 야당에서는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과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면서 "정치권이 재외동포를 또 무시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22일 후보자를 확정해 23일 공천자 대회를 열 예정이다. 공천관리위원회는 611명(남성 402명·여성 209명)을 상대로 심사를 벌여 최종 순번 부여자의 2∼3배 수준으로 후보를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양창영(73) 현 의원, 김영오(67)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 부의장, 남문기(61) 뉴스타부동산그룹 회장, 양동영(76) 전 파독 광부(1차 1진), 서안순(70) 시카고 한인회장, 하영순(72) 유럽 한인 간호사 총연합회장, 이길복(61) 안산시 귀한동포연합회장, 표영태(58) 재한동포국적자총연합회 이사장, 옥기순(53) 재한중국동포유권자연맹 고문, 이영자(53) 중국 산둥성위해직업기술음악학원 객원교수 등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 의원은 김성곤 의원처럼 세계 각 지역 한인회장과 한인단체장 29명이 비례대표로 지지하는 건의문을 새누리당에 올려 공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19대 국회에서 재외국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지냈고 '재외국민 교육 지원 등에 관한 개정안', '재외국민의 보호에 관한 개정안', '재외동포청법안' 등을 발의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신청을 놓고 고민하다가 막판에 포기했다는 한 재미동포는 "새누리당에서도 '재외동포 몫' 비례대표의 당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20대 국회에서 재외동포를 위한 정책은 후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낙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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