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항공사들이 우월한 조건으로 외국인 조종사 모집에 나서면서 한국의 대형 항공사의 조종사들이 중국항공사로 이직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고 29일 참고소식망(参考消息网)이 보도했다.
참고소식망은 연합뉴스 보도를 인용, 현재 중국항공사로 이직해 근무 2년 째인 전 대한항공 조종사 김 모씨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중국항공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와 더불어 항공기 조종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조종기술에 능하고 영어를 잘하는 한국 조종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중 양국은 문화적으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 중국항공사들은 더욱 반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중국항공사로 이직한 이유에 대해 "국내에 비해 높은 임금뿐 아니라 근무환경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한국 항공사에서 근무 시 임금이 세계 평균 수준에 비해 낮은 것도 있지만 사측의 조종사의 생체리듬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행일정과 조종사에 대한 예우 등을 견디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한국 항공사의 소형 여객기 기장의 연봉이 세후 1억원(54만위안) 정도인데 반해 중국기장의 연봉은 100~150만위안으로 2~3배 높다. 대형 여객기 기장의 연봉은 이보다 훨씬 높은 150~200만위안 수준이다.
또 중국항공사는 안전에서 출발한 기장의 의사결정에 대해 존중하고 회사규정에 따라 비행시간을 정하고 조절한다는 점이 한국조종사들이 중국회사를 선택하는 데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김 모기장에 의하면 자신이 현재 몸담고 있는 항공사에는 10여명의 한국인 조종사들이 있으며 현재도 적지않은 한국 조종사들이 중국항공사측과 이직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뿐 아니라 조종사들이 사비가 아닌, 항공사측이 돈을 들여 조종사 교육을 시켜주는 것도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김 모기장은 "한국에서 민항 여객기의 부기장이 되려면 군에서 전문훈련을 받거나 또는 대학, 훈련원, 유학 등을 거쳐야 한다"면서 "약 7,000만원에서 수억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중국항공사들은 회사가 교육비용을 부담하는 시스템이다. 중국항공사들은 조종사를 선발 후 학교에 보내 교육을 시키고 졸업 후 1~2년동안 기장의 뒷좌석에서 간접적인 비행경험을 쌓게 한 후 부기장으로 기용한다.
한편, 한국 조종사들의 중국회사 이직이 늘어나면서 한국 항공사들의 조종사부족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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