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 논단]
동해, 그 이름을 되찾기 위하여
명칭 표기 문제가 외교적 문제가 되기까지
아직까지도 정식적인 이름이 없는 바다가 있다. 다이아몬드 형으로 유라시아 대륙 동쪽에 위치하여 있으며, 한국, 북한, 러시아, 일본에 둘러싸인 이 바다. 우리는 이곳을 동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일본 및 많은 세계지도에는 일본해라고 표기하고 있다. 국제학교에서 지리나 역사를 배운다면 한번쯤은 ‘일본해’라 표기된 지도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많은 한국 학생들은 동해라는 표기가 올바르다는 것을 알지만 왜인지는 모른다.
동해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해역으로써, 독도 문제와 더불어 명칭 표기 문제로 오늘날 양국 간의 대립과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다. 동해 구역이 국제 사회에서 정식 명칭으로 정해진 적은 없다. 하지만 오늘날 일본은 일본해 명칭을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내세우고 있고, 여기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들은 이를 저지하고 동해라는 명칭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양국 간 외교적 문제로까지 발전한 지 오래다.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는 모두 동해와 한국해로 표기했다.
하지만 왜 현재 많은 나라들이 일본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걸까, 그리고 왜 동해는 일본해가 될 수 없는 걸까.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 일본해
국제사회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는 것은 세계지도 제작의 기본 지침인 국제수로(IHO)의 방침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지명 표준화, 해양 경계 등의 규범을 마련하기 위해 1919년 국제수로회의 (International Hydrographic Organization, IHO)를 설립했다. 19세기 이후 일본이 근대화와 제국주의 사상을 넓혀가고 있을 때, 이 회의에 참석한 일본 대표는 동해를 일본해라고 명명했다. 한국은 당시 일본의 식민지였던 탓에 참석이 불가능했다. 국제수로회의 내용을 토대로 1929년에 ‘해양과 바다의 경계’라는 책자가 발행됐으며, 이 책자에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것이 일본해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동해 명칭을 둘러싼 한일간의 주장
일본은 가장 강력한 근거로 세계지도상의 명칭이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은 일본해의 표기가 이미 국제적으로 확립되었으며 지금에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여러 나라에게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해양에 대한 명칭을 외교적 문제로 단정짓고 국제기구에 도움을 청해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의 입장은 다르다. 동해라는 명칭은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인이 2000년 이상 사용하여 온 것이다. 지난 100년간의 역사를 근거로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명칭이라고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또한, 동해는 수 개국의 인접해안으로 한 나라의 국호에 따라서 명칭을 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 과거 프랑스, 영국, 독일, 덴마크에 둘러싸인 바다를 영국해, 독일해, 덴마크해로 각각 부르다가 유럽대륙 북쪽에 위치하여 있어서 북해(North Sea)로 통일한 사례가 있다. 이처럼 동해 해역도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에 있으므로 동해라고 표기하는 것이 옳다. 명칭에 대한 사용기간과 동아시아의 정치역학관계를 모두 고려하였을 때 동해라는 표기가 일본해 표기보다 더 정통성이 있고 역사적으로 올바른 것이다.
오늘날 국제사회의 인식
지난 100년간 일본해로 표기된 세계지도가 많기 때문에 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들은 많은 운동과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많은 이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세계 언론, 출판물 등에서 최근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표기하는 사례가 조금씩이나마 늘고 있다. Economist, Financial Times, CNN 등 국제적 방송사와 언론사에서도 동해와 일본해의 명칭을 병기한다. 또한, 미국의 최대 지도 제작사인 Rand McNally사와 National Geographic등에서도 함께 표기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동해가 정식 명칭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민간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정부 간행 지도에서도 동해 구역이 동해로 표기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
동해가 정식 명칭으로 지정되려면 일단 학생들부터 정확한 이유와 명칭을 알아야 한다. 한국 학생들이 일본해라고 표기한 출판사에 직접 메일을 쓴 적이 있다고 한다. 몇몇 출판사는 검토해보겠다며 회신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1월 26일에는 ETS에서 주관하는 토플 시험에 일본해라고 표기된 지도가 나온 적이 있다. 토플 시험 후, 많은 한국 학생들이 ETS에 동해에 관한 메일을 보낸 적도 있다.
동해는 일본해가 아니다. 동해의 이름을 되찾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주체적인 인식과 틀린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명확한 의식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그때 비로소 동해는 일본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고등부 학생기자 최연우(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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