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로봇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중국이 더 이상 ‘세계의 굴뚝’이 아닌 하이테크 산업 중심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로봇 굴기’를 핵심으로 둔 것이다. 이미 세계최대 규모로 성장한 중국 로봇 시장은 향후 연간 30% 이상의 고속성장을 통해 5년 뒤 35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청사진도 나오고 있다.
◇ 로봇 산업 연간 30%대 성장..2020년 35조원 규모
한국의 산업통산자원부 격인 중국 공업정보화부(工業和信息化部·공신부)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와 함께 로봇산업 경쟁력을 2020년까지 대폭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로봇산업 발전계획(2016~2020)’을 마련했다고 중국신문망 등 현지언론들이 7일 보도했다.
중국은 이 계획을 통해 로봇 핵심부품과 고부가가치제품 분야에서 기술력을 키워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핵심부품 분야와 산업용 로봇 개발에서 기술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 세제 및 금융지원, 투자 확대 등을 실시한다.
특히 용접, 진공청소, 프로그래밍, 휴먼로봇, 로봇팔, 소방구조, 외과수술, 간병 등 10가지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번 중앙 정부 방침에 따라 곧이어 지방정부가 보조금, 부지제공, 세제 지원 등 구체적인 실행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로봇 산업은 그동안 유망 산업으로만 분류돼 왔지만 이제 정부 주도 하에 구체적인 진흥책이 마련돼 성장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둥우증권은 이번 육성계획에 따라 연간 3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로봇 시장이 2020년에는 2000억위안(약 35조5000억원) 규모에 이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중국 산업로봇 시장이 앞으로 20년 이상 연간 30%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 전방위 지원에 성장잠재력 기대 고조
규모만 놓고 봤을 때 중국 로봇 시장은 이미 세계최대다. 중국의 로봇 판매량은 2010년 1만5000대에서 2014년 5만7000대로 늘어 세계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또한 2015년에는 7만5000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6% 성장했다. 로봇 수요 부문에서도 중국은 지난해 산업용 로봇 5만7000대를 구입해 세계 수요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중국의 ‘로봇 굴기’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5월 ‘중국 제조 2025’를 발표하면서 로봇 산업을 10대 핵심산업 분야로 지목하고 국가재정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외국계 기업이 중국 로봇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제 토종업체 기술력이 빠른 속도로 좋아지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다만 토종업체들은 대부분 소규모이기 때문에 핵심 기술과 노하우 축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내 약 500개 로봇제조업체들이 난립해 있지만 핵심 기술을 보유하며 경쟁력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 로봇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데다 현재 중국 제조업의 로봇 도입비율이 현저히 낮은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 잠재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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