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벌써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
벌써 24절기상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다. 이제 겨우 봄이 온 것 같은데 봄의 마지막 절기라니 의아할 만 하다. 한 나라 안에서도 다른 곳에 사는 것처럼 기후는 다양해졌다. 옛날의 절기로 오늘을 보기엔 변수가 큰 것이 들어와 있으니, 이 변수를 집어넣으면서 곡우를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앞선 절기, 체감 기온은 후발주자
곡우를 하루 시간에 배열하면 아침 8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우리가 본격적으로 봄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은 지금부터고, 앞으로 2개의 절기인 ‘하지’와 ‘소만’을 지나 망종쯤 되었을 때 ‘봄이 끝났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실제로 완연한 봄처럼 느끼는 시점은 오전 10시 무렵, 절기로는 하지가 지날 때다. 달리 말하면 사람이 체감하는 춥고 더움은 뒤따라온다는 것이다. 1년을 주기로 본다면 절기의 흐름에서 한 달 정도 늦게 체감하는 패턴이다. 즉 빛(음양)이 먼저 오고 후에 열과 한이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입춘이 한참 추울 때 시작되는 것과 입하가 아직 덥기도 전에 시작하는 걸 보면, 선현들은 옛날부터 백화점 마케팅을 하는 것처럼 때를 미리 예상하고 이때부터 다음을 준비했던 것 같다.
‘물’ 찾아다닌 절기, ‘곡우’
예전에는 곡우가 농사를 준비하는 아주 중요한 날이었다. 볍씨를 잘 키워 모내기를 하기까지 싹을 잘 틔우는 일을 시작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곡우에는 ‘백곡을 위한 비가 이때 내리면 1년 농사가 좋다’는 뜻과 ‘1년 벼농사를 준비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또 이 무렵에는 ‘물’을 마시러 나무를 찾아다녔다. 이때가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라 전라도나 경상도, 강원도 등지의 깊은 산에서 산다래, 자작나무 또는 거자수, 박달나무 등에 상처를 내서 나오는 물을 마셨다고 한다. 물이 가장 좋은 때, 물이 가장 필요한 때가 이때였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이 무렵에 가장 중요한 것도 ‘물’이다. 그렇다면 지구의 70%가 물, 인체의 70%도 물인데 왜 피부는 끊임없이 건조해질까?
봄철 면역력의 핵심, ‘진액’을 끌어올려야
물은 아무리 많이 마셔도 피부에 도달하는 체내 수분량이 한정적이다. 인간은 피부에 도달하는 수분보다 좀더 근본적인 의미의 ‘진액’이 보충돼야 한다. 공기 중 건조함은 이제부터 어느 정도 개선되기 때문에 체내의 ‘진액’을 충분히 끌어올려야 아이가 아프지 않다. 이를테면 곡우는 한해 농사에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1년 몸 관리에도 중요한 절기인 것이다. 진액은 봄철 면역력의 핵심이다. 진액이 충분해 면역력이 강한 아이는 지금부터 감기가 점점 사그라지고 잘 걸리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아이는 지금부터가 오히려 문제가 되기 시작한다. 체내의 진액이 부족하면 코딱지가 자꾸 생기고, 코 증상에서 기관지 증상으로 발전해 기침을 하거나 건조한 기운 때문에 비가 와도 피부 가려움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Tip. 좋은 진액이 생기게 도와주는 방법
-하늘의 비와 사람의 땀은 같아
아이들은 땀이 나도록 낮에 충분히 놀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이를테면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비를 맞듯이 땀을 내는 것은 좋은 진액이 생기게 하는 지름길이다. 적어도 곡우를 넘기고부터는 하루에 한 번 이상 몸에서 땀이 날 때까지 놀게 해준다.
-제철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것
채소 중에서도 쓴 맛이 도는 치커리, 쑥갓 등의 채소가 속열을 풀고 진액을 돌게 하는 데 좋다. 반대로 육류나 인스턴트 식품은 아이 몸에 열을 만드는 주범인 만큼 많이 먹이지 말아야 한다. 단백질 공급에 필수적인 육류는 적당한 섭취가 필요하지만 채소 하나 없이 육류만 반찬으로 삼는 식단은 피한다.
-숙면은 진액이 절로 생기는 귀중한 시간
숙면도 중요한데 잠을 잘 자야 몸에 좋은 진액이 충분히 만들어진다. 잠을 못자면 진액이 부족해지기에 위로 허열이 뜨면서 피부는 건조해지기 쉽다. 빨래를 널어놓고 보일러를 끈 방에서 잠에 들어 아침 햇빛에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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