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었을까?
시인, 소설가, 논객 김형수 작가
작가수업 시리즈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김형수 시인이 상하이를 찾는다. 문학을 알고자 하는 교민들에게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에 이은 작가수업 시리즈 2탄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를 들고 온다. 시인, 소설가, 평론가로 장르를 넘나들며 아름다운 문장으로 정열적인 작품활동을 해온 그에게 ‘문학’이 무엇인지를 듣는 자리다.
하지만, 김형수 시인에게서 ‘작가수업’만을 듣기엔 더 큰 목마름이 생길 듯 싶다. 80년대 민족문학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시인•논객으로 불리는 그가 <책읽는 상하이>의 ‘오월’ 주인공으로 교민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김형수 시인은 대학 학보사 시절 5.18을 만났다. 함평 밀래미 시골마을 문학소년에서, 박봉우(시인) 문순태(소설가) 조태일(시인) 김중배(언론인) 이이화(역사학자) 등을 배출해낸 광주고 문예부 학생까지, ‘순수문학’의 길을 걸어왔던 그에게 80년 5월은 그의 문학적 변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
이후85년 <민중시 2>로 등단해 시대를 노래하는 시인이 됐다. 또 91년 조선일보에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는 김지하 시인의 사설에, '동요하는 배는 닻을 내려라'라는 제목의 반박글을 한겨레신문에 게재해 김지하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표독스런’ 논객으로 이름을 떨쳤다.
문학계의 거장들과의 인연도 눈에 띈다. ‘국민시인’ 고은 시인과의 대담집을 펴냈고, 현재는 ‘민족시인’ 신동엽 문학관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그의 삶과 정식적 궤적에 궁금증이 유발되는 이력들이다. 김형수 시인의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었을까.
5월과 어울리는 작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85년 <민중시 2>로 등단했고, 80년 광주민중항쟁이 문학적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고 들었습니다.
-5월의 자식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었지만, 그렇게는 말하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무섭고, 부끄럽고, 아픈 마음이 전혀 가시지 않아요. 본디 예쁜 글을 쓰고 싶었던 소년이었는데, 표독스런 논객 이미지를 얻게 되었어요. 삐끗 어긋난 삶 같아요.
시, 소설, 평론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활동을 하셨습니다. 96년 <문학동네>에 소설로 등단하게 됐는데, 소설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일찍부터 쓰고 싶었는데, 80년대 내내 못 썼던 거예요. 고등학교 때 이문구의 <관촌수필>을 읽은 후 하나의 마을이 어떻게 변천해가고 저물어가는지, 아득히 돌아보는 인간의 위대함을 봤달까요?
‘한국작가회의’의 전신인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총장을 지내셨습니다. 작가회의 설립 40여년이 지난 지금, 시대가 바뀌었지만 작가들의 현실참여, 문학의 현실참여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현실이란 자기 문학의 어머니이니, 더불어 기쁘고 더불어 슬픈 것이 아닐까 합니다. 작가에게도 공황장애나 자폐 같은 증상 같은 것이 없을 수 없겠지요. 그러나 몸을 건사할 수 있는 한, 자기 때문에 수난을 겪는 어머니를 외면할 수 없는 게 생명의 자연스런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작가회의 사무총장 직은 당번처럼 주어진 것이어서 피할 수 없었습니다.
김형수 시인의 출간목록 중 고은 시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도서들이 눈에 띕니다. 고은 시인과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또 고은 시인의 시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교민독자들에게 한 말씀.
-제가 동시대 문학에서 가장 빚을 많은 진 어른이 고은 시인이 아닌가 합니다. 고등학교 때 <부활>이란 시를 만난 이후 줄곧 관심을 놓지 않았어요. 저는 한국문학에 ‘애매모호함에 가득 찬 직관과 영감의 세계’를 확보한 시인이 고은이라고 생각합니다. 논리로 포착하려면 좀 어려운 시도 있는데, 제 생각에는 그냥 날씨를 대하듯이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첫 눈 오는 날 반응을 보이듯이 말이에요.
‘작가수업’시리즈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에 이어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를 펴내셨습니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추천한 책이기도 합니다. 삶은 언제? 어떻게? 예술이 될까요.
-그 문제를 책 두 권으로 설명했어도 다 설명되지 않는다고들 해요. 아마 저도 아직 똑 떨어지게 알지 못 했던 거지요.
현재 집필 중인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평전>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19세기 조선의 토착사상사를 한 마디로 꿰라면 ‘후천개벽의 역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그것이 수운 최제우, 증산 강일순, 소태산 박중빈의 생애를 통해 점점 심화되었다고 봤습니다. 심화의 정점에 이른 페이지로서의 박중빈에 대한 평가를 소설+비평 식으로 구성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고수미 기자
<김형수 저서>
•시집 <빗방울에 대한 추억> 외
•장편소설 <나의 트로트 시대>,
책읽는 상하이 24강
•주제: 삶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일시: 5월 4일(수) 오후 7시
•장소: 윤아르떼(宜山路2016号合川大厦3楼F室(허촨루역 1번출구))
•문의: 021-6208-9002 master@shanghaibang.net
•후원: 윤아르떼(www.yoonarte.com)
•참여신청: www.shanghaibang.com→‘책읽는 상하이’ 게시판
플러스광고
전체의견 수 3
Today 핫이슈
가장 많이 본 뉴스
참 뵙고 싶었던 분인데... 시간이 안 맞아서 아쉽네요, 소설은 다소 90년대 느낌이 많이 나서,, 저와 취향과는 거리가 있지만, 선생님 평론은 글도 맛갈지고, 내용도 얼마나 풍요롭던지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고은 선생님의 대담집 포함 ).. 소태산 평전도 정말 기대됩니다.
상해에서 좋은 시간 가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