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등 세계 주요 국제공항에서 여행자들이 긴 줄에 서서 출입국 심사를 기다리는 일은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앞으로 호주를 찾는 부유한 여행자들의 경우 이처럼 긴 줄에 서서 마냥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된다. 호주 정부가 돈을 받고 지체 없이 심사를 해주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호주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2016-17회계연도(2016·7~2017·6) 예산안에서 이런 내용의 소위 유료 입국심사 절차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더 많은 여행객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 계획에 대해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5일 유료 이용자들을 위한 급행 심사대가 마련되거나 이들이 아예 다른 터미널을 이용할 수도 있다며 이용객들 사이에 불만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에 공항 이용과 관련한 가장 큰 불만은 입출국 과정의 긴 줄로 나타났으며, 최근 일부 공항에서는 90분 혹은 그 이상 대기해야 했다는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2월에는 한 항공사 전산시스템의 사소한 고장 탓에 탑승 수속을 밟던 이 항공사의 고객들이 호주 전역에서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소동이 빚어졌으며 항공 운항에도 큰 차질이 발생한 바 있다.
현재 호주 일부 공항에서는 기업 혹은 일등석 고객들을 위해 특별 서비스(
premium security lanes)를 제공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이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항공사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을 계획인데 이를 통한 수입이 얼마나 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호주 관광·교통포럼(
TTFA)의 마지 오스먼드 최고경영자(
CEO)는 "이 서비스는 입출국 수속 과정을 매끄럽게 해 부유층 여행객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유사 서비스가 다른 나라에서도 실시되고 있다"고 신문에 말했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