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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나눔

[2016-05-05, 14:23:10] 상하이저널

기부, 기증, 헌신, 헌물 이런 종류의 단어들을 듣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나하고는 거리가 있고 내가 시간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모든 면이 나아지면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언제 나아질지는 각자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어 지금 당장이 될 수도 있고 시간이 그것을 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가깝게 지내는 지인이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길게 생머리를 기른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텐데 이유인즉슨 더 나이 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머리카락을 소아암 환우들 가발 만드는 곳에 기증을 하고 싶다고 한다. 2년동안 염색도 파마도 안한 건강한 머리카락을 20-25센티를 잘라 협회에 보내면 그곳에서 가발을 제작해 어린 환우들에게 전해주는데 아이들에게 이렇게 작은 사랑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어릴 땐 골목길을 돌며 "머리카락 삽니다" 외치던 아저씨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파마와 염색으로 인조 가발이 멋쟁이들의 애용물이 되었다.


이런 기특한(?)생각이 사랑스러워 같은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요즘은 길게 늘어뜨려 한껏 멋을 낸 여자아이들은 많지만 이렇게 건강한 머리카락을 찾기는 어렵다고 생각할 때 내가 아는 한 학생의 건강한 갈색머리를 발견했다. 바로 머리카락 기부에 대해 설명을 했고 며칠 후 아이는 머리를 잘라 한 묶음의 건강한 머리카락을 내게 건네주었다. 생각지도 못한 기부에 참여하게 된 마음이 어떨까?


우리 집에서는 만 18세가 되면 헌혈을 권장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헌신은 내 자신부터라고 남편은 아이들에게 말한다. 중국은 6개월 한국은 3개월단위로 헌혈할 수 있는데 처음엔 내 몸에서 피를? 망설이던 아이들도 이제는 건강해서 할 수 있음에 감사하란 말에 스스로 찾아가 헌혈을 하고 있다. 이렇게 눈을 나에게서 주위로 돌리고 관심이 작은 실천으로 연결되어서 아이들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길 기대한다.


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못하다.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름, 다양함, 그것이 신이 창조한 우리의 모습이다. 그래서 우린 더불어 살아야 하고 나누며 살아야 한다. 지금 마음이 힘든 사람이 있으면 누군가 그 사람의 말을 들어줘야 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의 힘듦을 들어주길 권한다. 사랑의 아픔은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듯이 나의 아픔은 또 다른 누군가를 안아줄 때 치유되고 회복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난 누구에게 준다는 것보다 나눈다는 표현이 참 좋다. 내가 무엇인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또 내가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고 힘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사랑은 받는 것도 주는 것도 아닌 나누는 것이라 생각한다. 난 오늘도 내가 힘들고 지쳤을 때 내게 다가와 말을 건넨 내 이웃을 생각하면서 잊지 않고 감사한다. 그리고 이렇게 나눌 수 있음을 감사한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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