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언론매체를 통해 일파만파 번진 '사라진 콩팥' 사건이 대반전을 맞았다고 12일 건강보(健康报)가 보도했다.
지난 5일 한 언론매체를 통해 수저우(宿州)의 류(刘) 씨 남성이 병원에서 흉부 수술을 받은 후 신장이 사라졌다는 보도가 나간 후 일부 언론들은 수술을 진행한 쉬저우의학원부속병원이 마치 환자의 신장을 적출해 판매를 한듯한 뉘앙스의 자극적인 보도를 내보냈다. 이는 가뜩이나 의료사고, 과잉진료 등으로 민감한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이 사건이 여론화된 6일째 되던 지난 10일 제3의료병원에서 류 씨 신장에 대한 감정결과를 발표, 류 씨의 신장은 적출된 것이 아니라 위축 된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6월 사고 후 류 씨의 우측 신장은 손상된 후 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점차 위축이 되어 CT상으로 찾아볼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당시 류 씨 수술을 맡았던 집도의 후보(胡波) 주임의사는 "환자가 작년 8월과 9월 2차례 다른 병원에서 CT검사 결과 우측 신장을 관측할 수 없다는 의사 소견을 받게 됐는데 소견서를 낸 병원은 류 씨가 무슨 수술을 받았는지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건강한 사람의 경우 마땅히 있어야 될 자리에 신장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을 뿐"이라며 "환자의 병력이나 치료사 등을 결합해 판단할 문제인데 환자는 그저 자신의 신장이 없어졌다는 것에만 꽂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류씨가 회복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신장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월 병원을 찾은 류 씨의 흉부 및 복부 CT를 보고 '우측 신장에 문제가 생긴것 같다'고 말하자 류 씨가 곧바로 '내 신장이 어디로 갔냐'고 따지고 물었다"고 말했다.
당시 후 의사는 비뇨기과 의사를 불러 류 씨에게 혈관이 막혀 우측 신장에 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위축이 왔을 수 있다는 설명을 해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월 류씨는 병원측에 200만위안의 배상을 요구했고 병원측이 의료과실이 없다면서 배상을 거부하자 지난 5월 한 언론매체 기자를 대동하고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측에 의하면 당시 이 기자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도 않았고 후보 의사와의 통화에서도 자신이 기자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후보 의사와 동료의사들은 "왜곡된 보도가 나갈때마다 상실감과 비애를 느낀다"면서 "언론들이 책임감 있는 자세로 보도를 내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에 의해 왜곡, 과장된 의료사고 보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한 언론이 '찻물을 오줌이라고 속여 병원측에 검사를 의뢰했더니 10곳 중 6곳에서 염증이 있다는 검사결과를 냈다"는 보도로 병원들이 집중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그후 92개의 병원 의료진이 실험을 통해 찻물로 소변검사를 진행할 경우 90%가 '가짜 양성' 반응이 나온다고 밝혀 풍파가 가라앉았다.
또 2010년에는 선전의 한 임산부가 출산 후 홍빠오(红包)를 건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문을 꿰맸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가기도 했으나 사후 그녀의 치질 때문에 긴급지혈을 하기 위해 꿰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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