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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타오바오 사랑

[2016-05-27, 11:27:13] 상하이저널

상하이에 살면서 나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것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인터넷쇼핑몰 ‘타오바오(淘宝)’를 꼽을 것이다. 10년전 처음 타오바오를 시작했을 때만해도 타오바오가 내 생활에 이렇게 깊이 관여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저 어쩌다 가끔 필요한 물건을 사는 인터넷 쇼핑몰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타오바오 없는 생활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가구는 물론 가전제품, 책, 휴지….

 

한국가면 가장 아쉬운 것이 바로 이 타오바오 인터넷 쇼핑몰이다. 물론 한국 인터넷 쇼핑몰 인터페이스는 IT강국답게 아주 잘 꾸며져 있다. 하지만 제조국가인 중국 제품의 양을 따라잡는 건 앞으로도 불가능할 듯 싶다. 타오바오에선 외국으로 수출하고 남은 수출품, 불량품 등도 아주 쉽게 접할 수가 있다. 그만큼 가짜도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다.  

 

얼마 전 주방후드가 고장이 나 오프라인 매장에 들러 어떤 회사제품이 좋은지 알아보곤 같은 제품을 타오바오에서 찾았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지은지 20년이나 된 아파트라 최신제품은 사이즈가 안 맞아 설치가 불가능했다. 이 제품 저 제품 찾아봤지만 맞는 사이즈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사이즈 맞는 제품만 있으면 무조건 사리라는 결심으로 원하는 브랜드에 낮은 가격대부터 정렬해서 찾기 시작했다. 마침 원하는 브랜드에 우리 집에 딱 맞는 물건을 발견했다.

 

‘심봤다’는 심정으로 사이즈를 한번 더 꼼꼼하게 살피고 주문을 했다. 제품을 받고 본사에 전화를 주면 언제든지 집에 와서 설치까지 해준단다. 1000위안도 안되는 가격에 그것도 최신 측면 벽걸이식 후드를 설치까지 무료로 해주다니 정말 타오바오는 없는 게 없구나 싶었다.
주문을 하고 며칠 뒤 물건이 도착했다. 큰 박스에 아주 큰 글씨로 브랜드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런데 불길한 이 느낌은 뭐지.  뭔가 이상했다. 숨을 고르고 찬찬히 다시 읽어 보았다. 내가 찾은 제품은 ‘LAOBAN’인데, 도착한 제품은 ‘LAOPAN’이었다.


어머! 나 지금 속은 거야? 사이트로 들어가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았다. 분명 ‘라오반’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런데 다시 보니 라오반 앞뒤로 많은 것들이 적혀있었다. 심천 모모라오반 모모모유한회사…  라오반은 라오반인데 그냥 라오반이 아니라 아주 긴 이름의 라오반이었다. 중국어 이름은 똑같은 라오반이고 영문명만 달랐다. 제대로 보지 않은 내 잘못도 있지만 마치 라오반인냥 파는 판매자도 분명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곧바로 판매자에게 장문의 항의 글을 보냈다. 상하이에서 유명한 라오반 브랜드인줄 알고 샀다. 구매자에게 그런 착각이 들도록 팔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물건을 속아서 산 기분이라고 강하게 어필했다. 판매자에게 즉시 답변이 왔다. 판매자 답변을 받고 난 이 제품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상하이에는 라오반이 최고일지 몰라도 이 곳 심천에서는 우리 라오판이 최고다. 일단 한 번 써봐라. 절대 상하이 라오반에 뒤지지 않는다.”


판매자의 이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나는 반신반의하며 설치기사를 불러 설치를 했다. 세련된 강화유리판 뒤에서 조용히 연기를 빨아들이는 심천의 라오판후드는 나의 의구심을 뒤로 한 채 아무 문제 없이 몇 달 째 잘 돌아가고 있다. 앞으로 더 써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안심이다. 비교적 낮은 가격이었기에 이렇게 1년만 써도 본전은 뽑은 셈이라고 나 스스로 위로하며,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노라는 굳은 결심으로 오늘도 열심히 타오바오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는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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