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주말마다 집에 오고 싶어 합니다.
고교생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내내 엄마 옆에서 학교를 다니다 이번 학기부터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게임도 좋아하고 친구도 좋아하는 아이인데 원하는 학교에 가긴 했지만 기숙사 생활을 너무 힘들어하네요. 학교생활은 괜찮은데 아침에 일어날 때와 저녁에 잠들기 전이면 우울하다는 문자가 와서 많이 속상합니다. 지난 토요일에도 아이가 집에 다녀갔는데 집에 와서는 학교로 돌아가는 시간만 체크하고 있더군요. 이번 주에 또 집에 가도 되냐고 문자가 왔기에 학교에 있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했더니 그 다음부터 답장이 없어요. 곧 전체 귀가일이라 아빠와 제가 학교로 아이를 데리러 갈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번 주에 또 오고 싶다고 하는 아이를 그냥 견뎌보라고 해야 할지, 적응될 때까지 집에 오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답은 없겠지만 다른 아이들도 이런 경우가 있는지 궁금해서요. 아이들마다 성향은 다르겠지만 밝고 건강하면서도 맘이 여려 눈물도 많은 그런 아이입니다. 부모가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A. 아이의 속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원하던 학교에 당당히 합격한 자녀가 대견스러우면서도 학교생활은 어떤지 신경이 많이 쓰이시지요. 아이에게 온 문자를 받고 당장 옆에 가서 도움을 줄 수 없는 어머님 마음이 어떠셨을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중고등학생, 특히 남학생들의 경우 부모님께 자신의 마음을 잘 털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동안 어머님께서 아이와의 관계를 따뜻하게 잘 유지해오신 것 같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다가 기숙사에 들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지고 낯선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외롭고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당장 아이 곁에서 도움을 주기는 힘들지만 우선 아이가 마음 편히 어머님께 자신의 상황, 사정,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잘 들어주시고 아이의 어려움을 공감해주시는 것, 나아가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성해주신 내용만으로는 학교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으며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주말에 집에 오고 싶어하면 오도록 해서 편안히 지내며 일주일간 쌓인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학교에 있어보라고 한 것이 아이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서운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마음은 여리지만, 평소에 밝고 건강한 아이인 만큼 적응의 시기를 잘 견디고 나면 학교생활도 잘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 때까지는 부모님께서 조금 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시면서 아이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것이 어떨까 생각됩니다.
혹시라도 아이가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 학교 담임선생님이나 생활지도 선생님 등 아이의 학교생활을 잘 아시는 분과 전화통화 혹은 면담을 통하여 아이가 학교에서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아보시고, 선생님과 부모님이 협력하여 도움을 주시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건이 되시는 경우, 가까운 상담센터에 내방하셔서 전문가의 진단 및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도 권유해드립니다.
<우리 아이 지도 Tip>
-불안해하고 우울해하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주세요.
갑작스럽게 변화된 환경과 그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재 불안과 우울을 느끼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면서, 아이를 믿고 격려하며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세요. 이후 조금씩 긴장을 풀고 주말에 학교에 있으려는 빈도 또한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입니다.
-학교 선생님들과 협력해보세요.
눈에 보이지 않는 아이의 학교에서의 모습을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담임선생님이나 아이의 학교에서의 생활을 아시는 선생님과의 전화나 면담을 통해 아이가 학교에서는 어떠한 모습으로 생활하고 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선생님들과 협력하여 알아두시고 아이에게 맞는 도움을 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02)511-5080
‧www.kcc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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