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잇따른 자동차 배터리 업계 규제 문제로 한국 SK 이노베이션은 중국에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전면 보류할 것이라 밝혔다.
전동기차시대(电动汽车时代)은 29일 ‘한국 배터리 기업 규제에 중국 기업 봄바람 맞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처한 상황과 중국 현지 기업들이 풀어야할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22일 중국 공업과정보화부(이하 공신부工信部)에서 발표한 《자동차 전원 배터리 업계 규범 조건》에 따르면, ‘자동차 전원 배터리 업계 규범 조건’에 부합하는 기준을 리튬이온 전원 배터리 연 생산량 기존 2억 와트(Wh)에서 80억 와트(8GWh)로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 밝혔다. 즉, 지방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기업 목록 안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규정 생산량인 8기가 와트(Wh)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신부는 지난 5월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기업 및 제품진입 관리규칙’에 있는 기업 목록을 제시한 바 있다. 목록 중에는 중국 현지 배터리 기업이 절대다수를 차지했고 한국의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은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개정안 발표로 한국 배터리 기업 3사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8기가 와트 생산량' 기준 소식에 패닉에 빠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배터리 업계 규제 문제를 놓고 지난 6월 황교안 총리는 베이징에서 열린 인민대회당 회담에서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총리에게 중국이 적극적으로 리튬 배터리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리커창은 관련 해결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답하며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또한 삼성SDI는 중국의 전기 자동차 1위 기업 비야디(比亚迪)자동차와 협력하기로 했으나 이 역시 합자 범위가 배터리 영역이 아니었고 공신부가 제시한 기업 목록에 4차 누락이 된지 한달 후에 성사되어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 발표에 중국 현지 배터리 기업들은 두 다리 뻗고 푹 자는 '고침안면(高枕安眠)'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머지않아 한국과 일본 배터리 기업들이 국가가 규정한 생산량 기준에 도달할 것이기에 중국 배터리 기업은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 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개정안 발표로 현지 기업은 1~3년의 발전 시간을 번 것이므로 이 기간 동안 핵심 기술을 연마해 곧 닥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