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중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해 서방국들이 단체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중국의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터무니없이 높은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이 목소리를 합해 국제무역기구(WTO)에 이의를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 미국과 EU, 캐나다가 중국 자동차 부품 관세와 관련해 이번주 중 WTO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서방국들이 중국에 대항해 공식적인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
이에 앞서 이들 정부들은 지난 3월 중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 WTO에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이 이들 국가들과의 협상을 거부하자, 공식적인 제소를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유럽위원회(EC)의 피터 파워 대변인은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으며, 이와관련 중국과 갈등을 빚어왔다"고 제소의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은 현재 수입산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로인해 지난해 미국의 대중 자동차부품 수출은 중국 전체 시장(190억달러)의 2.8%에 불과한 5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EU의 대중 생산은 30억유로(40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현지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이 부품의 최소 40% 이상을 현지 조달할 경우, 이들 업체들의 수입산 부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준다.
그러나 이러한 `현지조달(local contect)` 요구는 공정 경쟁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WTO하에서는 불법이다.
게다가 외국 업체들은 서방국 표준을 충족시키는 현지 조달업체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일례로 다임러크아슬러는 최근 메르세데스 E-클래스의 베이징 생산을 개시하며 현지 조달업체들을 물색중이나, 40%를 채우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