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 영화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과 인정을 받았다. 연초에 개봉한 영화 ‘검사외전’을 시작으로 ‘부산행’, ‘터널’ 그리고 ‘내부자들’까지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영화들이 스크린을 강타했다.
이 영화들에는 남성 캐릭터들이 스토리를 이끌어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10년 간 개봉한 대부분의 한국영화는 남성 위주의 스토리를 다룬 영화가 많았고, 이 때문에 스크린에서 여배우가 주인공인 영화를 찾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았다.
유행장르의 변화 그리고 여성에 대한 인식
영화 투자 배급사 중심의 제작 관행이 고착화되면서 충무로에는 제작비 대비 흥행할 수 있는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영화들이 선택한 장르는 ‘블록버스터’와 ‘액션’ 그리고 ‘스릴러’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눈길과 관심을 단기간에 끌 수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액션과 강한 역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장르들은 남자캐릭터 위주로 스토리가 그려진다. 그래서 아직까지 여성을 약한 존재로 인식하는 이 사회에서 여성중심의 장르영화가 제작되기는 다소 힘든 현실이다. 장르와 소재의 흥행이 보장되지 않은 경우 상황은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제작 단계에서 배급사의 선택을 받지 못할뿐더러 개봉 후에도 관객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조용히 상영관에서 퇴장하기 마련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의 사례를 보자. ‘미씽’은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이 어느 날 출근 후 자신의 딸이 보모 한매(공효진)와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져 이에 관한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영화이다. 이미 영화계에서는 시나리오가 재미있다고 소문이 났지만 여성영화라는 점에서 투자를 받고 캐스팅을 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고 한다. 배우뿐 아니라 여성 감독들의 입지 또한 낮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영화 관계자들의 우려와는 달리 ‘미씽’은 개봉 후 약 11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작품성 또한 인정받아 높은 평점을 받았다. 이언희 감독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과 이제껏 남성영화에선 보지 못했던 ‘모성애’가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여자 감독과 여성중심의 영화의 가능성이 증명됐다.
고등부 학생기자 김민경(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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