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공유 경제라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중국에는 공유 자전거에 이어 ‘카셰어링(공유 자동차)’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베이징, 상하이, 충칭, 청두 등 대도시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카셰어링은 자동차 한 대를 시간 단위로 끊어 여러 사람이 나눠 쓰는 서비스다. 핸드폰 어플을 통해 원하는 장소에서 자동차를 빌리고 반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자동차 렌트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렌트카와 달리 사용 요금을 분 단위로 부과한다.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은 16일 공유자동차가 이후 몇 년 안에 ‘시장 폭발기’를 맞이할 것이라 점치며 자세한 이용 후기, 우려되는 문제점 등에 대해 소개했다.
카셰어링은 어플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자동차 공유 어플은 다임러(Daimler) 그룹의 ‘Car2go’, 쇼우치(首汽) 그룹의 ‘Gofun’, ‘EVCARD ‘, ‘TOGO(途歌)’ 등이 있다. 이외에 디디(滴滴), 다중(大众), 러스(乐视) 등 다수의 기업이 자동차 공유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 자동차를 이용하려면 상기 어플 중 하나를 다운 받은 후 자신의 운전면허증, 신분증을 등록해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일부 어플은 가입 시 별도의 보증금이 부과되지 않으며 가입 즉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EVCARD 어플의 경우 가입 시 1000위안(17만원)의 보증금을 지불하면 실명·면허증 인증 후 5일 안에 공유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카드를 집으로 배송해 준다.
사용자는 공유 자동차 어플 내에서 개인 상황에 따라 자동차를 빌리거나 반환하는 장소를 선택할 수 있으며 공유 가능한 차량 중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시스템에는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의 모델명, 번호판, 운행 거리 등의 정보가 공개되어 있다.
카셰어링이 가능한 자동차 종류는 대부분 로위E50(荣威), 체리EQ(奇瑞), 제논E1(芝诺) 등 신에너지차(新能源车,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통칭)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실제로 자동차를 빌릴 때 몇백 위안에서 천 위안이 넘는 보증금을 지불해야 한다. 일부 업체에서는 공유 보증금을 부과하지 않기도 한다.
자동차 공유 비용은 업체마다 상이하지만 보통 운행 거리와 시간을 합산하여 계산된다. 지난 15일 한 어플에 특가로 출시된 공유 자동차 비용은 1km에 1.5위안(250원), 1분에 0.15위안(25원)이었다. 보통 일반 소형 전기차 체리EQ(奇瑞EQ) 공유 비용은 1분에 0.5위안으로 분 단위로 요금이 부과되며 1시간 이용 시 30위안을 지불하면 된다.
카셰어링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중국 정부의 자동차 구매·운행 제한 정책과 자동차를 구매하기 힘든 시민들의 수요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뿐만 아니라 번호판도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시민들의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또 주차 문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두용처(一度用车) 푸총(付聪) COO는 “최근 도시에 존재하는 자동차 수요에 맞물려 사용하기 편리한 공유 자동차가 각광받고 있다”고 말하며 공유 자동차 이용 비용이 실제로 전용차나 택시 비용보다 저렴하다고 밝혔다. 15km 거리를 두 시간 가량 주행했을 때 카셰어링 비용은 25~30위안(4000~5000원)인 반면 택시비는 40~45위안(6500~7500)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에너지차 관리에 대한 시간·금전적 비용을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현재는 초창기라 저렴한 가격에 운영하고 있지만 배터리 충전, 차 보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일부 회사에서는 새벽 시간대를 이용해 배터리를 집중 충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지정한 장소에서만 자동차 수령·반납이 가능하다는 점, 차 종류나 수량이 부족하다는 점, 공유 자동차의 증가로 인한 교통체증 악화 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