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두 자녀 가정의 가계 지출에 따른 감세 정책 제정을 고려 중이라 밝혔다. 지난해 ‘두 자녀 전면 허용’ 정책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좀더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방침의 일환으로 보인다.
참고소식망(参考消息网)은 중국 재정부 샤오지에(肖捷) 부장이 7일 “새로운 정책 제정을 고려 중”이라고 운을 띄우며 가계 지출에 따른 가·감세 항목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고 9일 보도했다.
샤오 부장은 두 자녀 가정을 예로 들며 "두 자녀 교육비 등의 지출을 고려한 감세 정책의 목적은 국민들의 납세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종합적인 측정법에 따라 개인세금 면제액 상향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인 소득뿐만 아니라 지출 상황을 고려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국민들 세금 부담을 완화시키는 매우 공정한 방법”이라며 호평했다.
지난 2015년 위생계획출산위원회에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양육비가 비싸서 둘째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74.5%에 달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아이 양육비가 가계 평균 수입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결과가 나와 사실상 양육비가 지출에 가장 큰 부담을 준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지난해 국가통계청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둘째 전면 허용’ 정책이 시작된 후 지난해 출생 인구는 1786만 명으로 전년 대비 131만 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정책의 실효성은 기대치보다 낮다는 평을 들었다. 지난해 출산 인구는 정책 시작의 영향으로 오랫동안 둘째를 기다리던 부모들의 ‘해방’ 염원이 담겨 있기에 일시적으로 늘었으나, 이후 성장 추세가 계속될 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 인민대학 재경학원 자오쉬쥔(赵锡军) 부원장은 “과거 중국 세금 제도는 주로 개인 소득에 따라 세금이 계산됐다”며 “두 자녀 가정에 감세가 진행된다면 실질적인 경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국가를 예를 들며 “싱가폴은 가족 중 노인과 아이, 장애인이 있는 국민들에게 일정 부분 감면 혜택을 줘 세금 부담을 줄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인구 노령화 문제를 직면하고 경제 성장 감소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자오 부원장은 “중국은 발전 단계에 있기에 중요한 것은 노동의 질이지 수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노동자들이 새로운 경제 기능에 잘 적응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답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