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广州)의 한 쇼핑몰, 한 남성이 자판기 앞에 서서 휴대폰 QR코드 스캔을 한 뒤 즈푸바오(혹은 웨이신즈푸)로 결제를 한 뒤 잠시 후 보조배터리 한 대를 손에 쥔다. 바쁜 출근길 휴대폰 충전을 미처 하지 못한 그는 보조배터리를 즉시 휴대폰에 꽂는다.
이른바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를 받는 직장인의 모습이다.
공유 보조배터리 서비스는 쇼핑몰, 지하철역 등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신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사용자는 기기에서 QR코드 스캔을 통해 보증금 100위안을 지급하면 1시간 무료 충전을 할 수 있다. 이후 시간당 1위안, 1일 사용료 10위안이다.
공유 자전거, 공유 자동차에 이은 또 하나의 공유 경제가 탄생했다.
최근 공유 보조배터리에 대한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최근 열흘 사이 공유 보조배터리 기업 3곳이 유치한 투자금액은 3억 위안(497억 원)에 달한다고 남방일보(南方日报)는 18일 전했다.
현재 공유 보조배터리 기업은 라이뎬(来电), 샤오뎬(小电), 제뎬(街电)의 세 곳으로 대표된다.
라이뎬커지는 최근 SIG, 홍뎬중국(红点中国) 등으로부터 2000만 달러의 A주 투자(상하이, 선전 증시에 상장된 내국인 전용주식)를 유치했다. 업계 최대 규모다. 지아뎬커지는 IDG, 신왕다링토우(欣旺达领投) 등 1억 위안대의 A주 투자를 유치했고, 샤오뎬커지는 톈센트, 위안징캐피탈(元璟资本) 등으로부터 1000만 위안의 엔젤투자를 유치했다. 이밖에 4월초 투자유치를 받은 모바오뎬위엔(魔宝电源), 하이뎬(Hi电) 등을 비롯한 10여 개 업체가 공유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공유 보조배터리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샤오뎬커지의 투자자인 위안징캐피탈의 천홍량(陈洪亮) 파트너는 “중국의 모바일결제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보급된 데다, 공유경제의 개념이 널리 확대되고 있다”면서 “간편한 결제, 저렴한 비용, 편리한 사용방식이 소비자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지나친 자본투입이 거품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구이후이(郑贵辉) 광동중다창토우(广东中大创投) 회장은 “공유 보조배터리 사업이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확실치 않다”면서 “보조배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단일하고, 이윤은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작은 입구에 과도한 투입이 이루어지면 거품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유 보조배터리가 ‘수요’의 산물인지, ‘자본’의 산물인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올해 전 세계 모바일 사용자 수는 50억 명에 달하며, 중국인에서는 이미 13억 명을 넘어섰다. 중국에서는 하루 휴대폰 충전 횟수가 10억 번이 넘는 가운데 1억 번 이상이 집과 사무실 이외 장소에서 이루어진다. 중국의 보조 배터리 보유량은 20억 개가 넘는다. 방대한 시장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중국의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3조9450억 위안에 달하며, 증가율은 73.3%를 기록했다.
공유 보조배터리는 공유 자전거 보다 1일 사용 빈도가 더 높아 규모화 복제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보조배터리의 핵심은 아무 때나 어느 곳에서나 충전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소비자들이 필요한 것은 ‘전기’이지, ‘보조배터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관싱크탱크(易观智库) 연구센터의 주다린(朱大林) 애널리스트는 “보조배터리는 ‘절대수요성’이 약하기 때문에 관망적인 태도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공유 보조배터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습관 및 사용빈도를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공유 자전거처럼 곳곳에 넘쳐나는 공급망이 소비자의 발길을 이끈다는 개념을 도입하면, 보조 배터리 역시 공급 측면의 규모화를 우선 해결한다면 소비자의 소비습관도 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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