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청두에서 진행된 태극권 고수와 격투기 선수의 1:1 대결에서 태극권 고수가 20초만에 참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 30일 보도에 따르면, 두 선수의 대결은 웨이보(微博)에서 벌어진 설전에서 비롯되었다.
지난달 중순‘격투기광’이라고 불리는 쉬샤오동(徐晓冬, 39세)이 자신의 웨이보에 “전통 무술은 태극권이 우두머리지만 결국 다 사기다”라고 말하면서 태극권 고수 웨이레이(魏雷, 41세)와의 언쟁이 시작됐다.
수차례 설전 끝에 지난 18일 쉬 씨는 “다음주 목요일(4월 27일) 내가 직접 청두로 가겠다”며 도전장을 건냈고 이튿날 웨이 씨는 그 도전을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성사된 유례없는 두 무술 대가의 대결이 27일 저녁 청두에서 열렸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쉬 씨는 빠른 속도로 맹렬히 공격을 퍼부으며 웨이 씨를 압박했다. 초반 안정적인 자세로 공격을 방어하던 웨이 씨는 뒤로 계속 밀려나더니 중심을 잃고 넘어져 주먹 세례를 받아야만 했다. 결국 경기는 20초 만에 격투기 선수 쉬 씨의 승리로 종료됐다.
웨이 씨는 경기를 마친 뒤 관중들을 향해 자신이 ‘옳지 않은 예(反面教材)’라고 말했며 사부님과 친구들은 모두 자신을 말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에 응한 것은 “태극권이 싸움을 못 할지라도 두려워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웨이 씨는 자신의 웨이보에 마지막 글을 올리며 더이상 SNS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초 만에 승리를 거머쥔 쉬 씨는 “이 대결을 두고 태극권과 격투기의 싸움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번 경기는 단순히 개인 간의 대결이었으며 자신들이 모든 태극권과 격투기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대결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중국 무술이 고인 물(一潭死水)과 같이 침체 국면인 게 다 드러났다”, “굴욕을 자초했구나”, “싸우지 말고 신체 단련용으로 열심히 수련하길”, “태극권이 문제가 아니라 주저 앉아 있는 태극권 고수들이 문제다”라며 현 중국 태극권계에 일침을 가했다.
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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