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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미묘하게 다르다! 같은 의미 다른 단어

[2017-05-05, 14:40:02]

비슷하면서도 차이점이 많은 한국, 중국, 일본이지만, 세 나라 모두 ‘한자 문화권’이라는 이름 아래로 묶을 수 있다. 먼저 한자의 종주국인 중국에서 한자는 세 국가중 가장 큰 영향력이 있다. 한국은 20세기 말까지 신문에서 한자를 사용하고, 현재도 수많은 한자어를 쓸 정도로 한자는 한국어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일본에서 가나 문자는 한자에서 그 모습을 본 따오고, 현재도 일본에선 한자를 널리 쓰기 때문에, 한자가 일본어의 밑거름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기 다른 역사를 수천년 동안 걸어온 현재, 한중일의 한자 사용에 상당한 차이가 생겼다. 말의 의미는 같지만 다른 한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그렇기 때문에 한중일을 서로 오가는 각국의 국민들 사이에는 한자를 읽을 줄 알아도, 상당한 혼란이 생겨 실수를 많이 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차이는 일상적인 생활 용어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조심, 소심, 용심?
사람이 위험해 처했을 때, 한국인은 조심 (操心), 중국인은 소심 (小心), 일본인은 용심 (用心)이라고 외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조심하다’는 의미에서 세 언어는 차이가 난다.
조심의 ‘조(操)’자는 ‘조종하다’라는 말을 할 때 사용하며, 조심은 마음을 삼가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반면, ‘소심’은 한국에서 ‘째째하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마음씀씀이와 행동을 최소화 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의 용심은 마음을 쓰며 실수나 사고를 예방하라는 뜻이 있다.

 

사귀고, 결혼하고, 바람피고
한국에서 ‘애인(爱人)’이라 일컫는다면 현재 사귀고, 사랑을 하고 있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상대, 흔히 남자친구와 여자친구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애인’이라는 단어는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다른 의미로 사용되며,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를 일컬을 때에는 다른 단어를 사용한다.
중국에서의 ‘애인’이란 결혼한 상대, 즉 배우자를 뜻한다. 중국어로 사귀는 상대를 이야기할 때에는 한국에서는 고어(古语)가 되어버린 ‘정인(情人)’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정인’에서 사용하는 ‘정(情)’자는 ‘정이 많다,’ ‘정 떨어진다’는 표현의 뜻 정자를 사용한다. 반면, 일본에서의 ‘애인’은 불륜 상대라는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 애인을 일본에서 한자로 썼다가 큰 오해를 받았다는 웃지 못할 사연도 많이 존재한다고 한다. 한편, 일본에서는 ‘사귀는 상대’를 한국에서도 왕왕 사용되는 ‘연인(恋人)’이나, 영어 단어를 차용한 ‘걸프렌드(ガ-ルフレンド)/보이프렌드(ボーイフレンド)’라고 한다.

 

다양한 ‘공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공부(工夫)하라’라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별로 ‘학문을 익히다’라는 뜻을 갖는 단어는 모두 다르다. 중국에 살며 중국어를 공부해 본 독자라면 중국에선 ‘공부’라는 단어 대신 한국에선 적게 쓰이는 ‘학습(学习)’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에 익숙할 것이다. 중국에서 공부(工夫)란 한국과는 다르게 ‘여가시간,’ ‘자투리 시간,’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반면, 일본에선 ‘학문을 익히다’는 단어를 사용할 때 되려 한국어로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를 쓴다. 일본에선 ‘공부하다’라는 의미로 ‘면강(勉强)’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면강’은 한국어로 ‘억지로 시키다’라는 부정적인 뜻을 갖고 있으며, 일본에서 ‘공부’는 ‘깊이 생각하고 궁리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라마다 다른 만두
동아시아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식품을 찾자면 바로 ‘만두’일 것이다. 중국의 만두는 전세계적으로 위엄을 떨치고 있으며, 일본의 ‘교자’도 많은 이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다. 한국에선 ‘교자,’ ‘찐빵,’ 등, ‘밀가루로 된 피가 있고 그 속에 고기, 야채 따위의 속이 들어간 음식’을 뭉뚱그려 ‘만두(馒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에선 이 ‘만두’라는 단어가 각각 다른 의미로 사용될뿐더러, 만두를 일컬을 때 다양한 말을 사용한다.
중국에서의 ‘만두’란 되려 우리가 알고 있는 ‘꽃빵’과 비슷한, 속이 없고 흰 밀가루 빵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찐빵,’ ‘찐만두’ 등의 음식은 중국에서 ‘포자(包子;바오즈)’라 하며, 교자는 똑같이 ‘교자(饺子;지아오즈)’라고 한다. 반면, 일본에서 ‘만두(馒头)’란 단어는 ‘델리만쥬’를 할 때 쓰는, 앙금을 반죽 속에 넣은, ‘만쥬’를 뜻한다. 일본에서 만두를 먹고 싶다면 중국과 똑같이 ‘교자(饺子)’라는 단어를 사용하는게 낫다.

 

무슨 차를 타야하나
주요 도시들의 인구밀도가 높고, 그 높은 인구밀도를 받쳐 줄 만큼 교통이 발전된 것도 한국, 중국, 일본의 공통점이다. 그 중 장거리 이동을 하는데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은 기차일 것이다. 그러나 ‘객차, 화차를 견인하고 궤도를 달리는 기관차’를 일컬을 때 세 나라 모두 다른 단어를 사용한다.
먼저 중국에서는 ‘기차(汽车)’라고 하면 자동차를 뜻한다. 대신 중국에서는 ‘화물과 승객을 싣는 기관차’를 일컬을 때에는 한국에서는 화약무기를 의미하고, 일본에선 요괴의 이름인, ‘화차(火车)‘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또한, 일본에서는 ‘기차’나 ‘화차’ 대신에 한국에서는 비교적 적게 사용되는 ‘열차(列车)‘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열차의 ‘열’자는 ‘배열하다,’ ‘줄짓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같은 토양에서 각기 다른 꽃이 필 수 있는 것처럼, 한국, 중국과 일본은 문화적인 기반은 같지만, 기나긴 역사를 지나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 만큼, 각 나라에서 사용하는 한자에도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서로서로 많은 교류를 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며 벌어진 문화적 차이로 인해 실수를 하거나 서로에게 실례를 범하는 일이 많기 마련이다. 중국어나 중국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상하이 교민들에게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할 때 위와 같은 차이들을 인지하고, 주의하며 말을 사용하는 편이 서로와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는 모습일 것이다.

 

고등부 학생기자 정형주(콩코디아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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