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이 중국 내 사업을 확대하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중국 은행감독 당국은 외국계 은행들이 중국에서 영업하기 위해서는 독립 법인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정책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3일 보도했다.
정책 변화에는 법인 형태 변화는 물론 경영과 회계 관행에 대한 변화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은행 규제당국은 4월께 상하이에서 워크숍을 열어 외국계 정책 변화에 대한 대강을 설명할 예정이다.
AWSJ는 은행감독관리위원회(CBRC)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규제 변경으로국내외 은행간 구조적 차이가 없어질 것이며 이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가입할 때 모든 은행에 같은 규제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던 약속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계 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책 변경 중 외국계 은행에 중국 영업점을독립 법인으로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 가장 큰 조치"라고 말했다.
독립 법인으로 전환하게 되면 외국계 은행들은 더 많은 자본금을 쌓고 현행보다 많은 세금을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AWSJ는 중국이 은행 부문을 개방하면서 외국계 은행의 중국 내 영업을 얼마나허용할 것인지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외국계 은행에 위안화 예금과 대출 업무 등에 국내 기관과 같은 권리를부여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금융을 개방하면서 과연 중국 은행들과 실질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외국계 은행에 부여할 것인지, 위안화 사업과 중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접근 기회를 외국계 은행에도 균등하게 제공할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고 AWSJ는 지적했다.
당장 30억달러를 투자해 광둥개발은행 지분 85%를 확보하려는 씨티그룹의 노력이 성사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은 현재 외국계 은행이 중국 은행 지분을 25% 이상 갖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은 또 금융당국의 규제 변화로 인해 간접적인 영업 제한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2004년 실시한 미국 달러화 차용에 대한 통제는 외국계 은행들이 영업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자본 확보 능력에 제한을 가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중국 은행 시스템의 전체 자산 규모는 4조7645억달러 정도. 이 중 외국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845억달러에 불과하지만 중국 현지 은행과 보험사, 펀드운용사 등 비은행 기관의 지분을 매입해 중국 내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편 중국 은행 부문을 담당하는 정치 서열 6위인 황쥐 수석 부총리가 암 투병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금융 개혁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황쥐 수석 부총리의 암 투병 소식을 전하며 중국은행에 대한 외국인 투자와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한 정책 변화가 늦어질 수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