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 힙합 리얼리티쇼 ‘랩 오브 차이나(中国有嘻哈)’가 한국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표절 논란에 휩싸이자 중국 제작자가 “좋은 것이 있는데 왜 안 가져 오겠느냐”는 반응을 보여 현지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랩오브차이나는 지난달 24일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爱奇艺)에서 방영하기 시작한 대규모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첫 방영이 되자마자 로고, 포스터, 오디션 과정, 편집 방법 등이 쇼미더머니와 거의 흡사해 표절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랩오브차이나의 제작자 천웨이(陈伟)는 지난 10일 봉황엔터테인먼트(凤凰网娱乐)와의 인터뷰에서 표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천 제작자는 먼저 로고 및 포스터 표절 논란에 대해 “만약 랩오브차이나의 로고나 포스터가 전혀 다른 모양이었다면 우리가 힙합 문화를 정확히 전달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반문하며 “검정색, 금색, 다이아몬드, 체인 등은 원래 힙합 문화이며 어느 나라든 다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의 ‘쇼미더머니’ 에 대해서는 “아주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 하면서도 “한국 힙합 음악의 가사와 보급 정도, 문화 배경은 중국의 정서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천 제작자는 자신이 ‘엠파이어’, ‘더 겟 다운’과 같은 힙합에 관한 미국 드라마를 아주 좋아한다며 여기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좋은 작품은 창작자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며 “좋은 것이 있는데 왜 안 가져 오겠느냐”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에 힙합 문화를 널리 알리려는 기획을 했으면 당연히 더 나은 방식으로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 현재 랩오브차이나 퀄리티는 매우 높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분명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그는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콘텐츠와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누군가의 배역이나 로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성급히 마무리했다.
인터뷰를 본 중국 누리꾼은 비난 일색이다.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참 뻔뻔하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진짜 필요한 건 ‘머리 굴리는 것’이 아닌 ‘창작’이다”, “다른 사람의 것은 아무리 좋아도 가져와선 안 된다. 만약 갖고 싶다면 소유자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이건 어린 아이들도 알고 있는 것 아닌가”, “표절에도 무슨 ‘이치’가 있는 듯 행동하네”, “돈을 주고 산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훔친 거다”라며 제작자의 뻔뻔한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일부 누리꾼은 “중국 예능 표절은 이제 뻔뻔함의 경지에 달했구나”, “중국의 한국 예능 표절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창작이 안 되니 표절이라도 해야지”라는 반응으로 중국 현지 예능계에 만연한 표절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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