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비록 짧지만 그 안에 사려 깊은 이야기와 인생의 교훈을 함축하고 있다. 친구는 "제 2의 자신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생에서 중요한 존재이다. 과연 선조들이 생각한 좋은 친구는 어떤 사람이었을지 우정의 대표 사자성어들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수어지교 (水魚之交)
수어지교는 물과 물고기처럼 서로 떨어지면 살 수 없을 정도로 친밀한 사이를 일컫는 사자성어로 중국 삼국시대 때 촉나라의 유비가 한 말에서 유래했다. 나라의 정책을 책임질 모사를 찾던 중 유비는 지극 정성 끝에 제갈공명을 얻는다. 유비는 이후 전쟁이나 국내 정책 등 모든 면에서 제갈공명을 신뢰하고 의지했다. 하지만 유비의 의형제 관우와 장비는 제갈공명이 자신들보다 더 주군의 신뢰를 받는 것을 보고 불만을 품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유비는 “내가 제갈공명을 얻은 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얻은 것과 같다. 즉, 나와 제갈공명은 물고기와 물과 같은 사이다.”라며 그들을 설득해 불만을 잠재웠다고 한다.
관포지교 (管鮑之交)
관포지교는 두 친구 사의에 허물없는 우정을 일컫는 말로 전국시대 사람인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다. 관중과 포숙아는 어렸을 때부터 좋은 친구였는데, 포숙아는 어렸을 때부터 관중의 재능을 알아보고 둘은 늘 서로 이해하며 지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자라 함께 장사를 시작했을 때, 경영을 맡은 관중은 항상 자기가 더 많은 이득을 챙겼다. 하지만 포숙아는 아무런 질책도 하지 않았다. 훗날 두 사람은 관직을 얻어 각기 다른 공자를 섬기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왕위 다툼으로 인해 두 사람은 적이 됐고, 얼마 안 있어 관중이 모시던 공자가 패배해 관중은 죽을 위기에 처한다. 이 때, 포숙아의 간곡한 진언으로 관중은 목숨을 건지고 훗날 높은 자리까지 올라 재능을 발휘하게 된다. 관중은 후에 회상하며 이르기를 “나를 낳아주신 이는 부모지만 나를 진정으로 알아준 사람은 포숙아다.” 라고 했다고 한다.
죽마고우 (竹馬故友)
죽마고우는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 사이를 일컫는 말로 이 사자성어에는 슬픈 유래가 있다. 전국 시대 진 나라의 신하 중 환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은 어릴 적 친우였으나 벼슬길에 오르며 적이 되었다. 환온은 촉을 평정한 후 힘을 점점 키워나갔고 황제는 그를 견제하려 은호를 은사를 보낸다. 그 후, 주변 국가에 내분이 일어나 진은 은호를 보낸 틈에 영토를 회복하려 했으나 은호가 말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는 까닭에 패배했다. 환온은 이 기회를 잡아 은호를 규탄해 귀향 길에 보냈다. 그가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은호와 나는 어릴 때부터 함께 죽마를 타고 놀던 사이였지만 내가 죽마를 버리면 은호가 가져가곤 했다. 그러니 그가 내게 머리를 숙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라고 말했고, 그는 끝까지 은호를 용서하지 않아 은호는 귀향지에서 생을 마감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 외에도 우정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들이 많다.
문경지교 (刎頸之交)
목을 베어줄 수 있는 친구라는 뜻으로 생사를 같이 할 수 있는 사이를 일컫는다. 조 나라 혜문왕의 신하 중 인상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진 나라 소양왕에게 빼았길 뻔한 명옥을 탈환해 돌아오고, 또 그 후에는 혜문왕을 모욕하려던 소양왕을 역으로 모욕한 공으로 상경의 자리를 얻었다. 조 나라에는 염파라는 장군이 있었는데 그는 입을 열어 말로 외교만 하고 온 인상여가 전장에서 목숨 걸고 싸운 자신보다 직위가 높아짐을 보고 분해서 인상여에게 망신을 주겠다 결심했다. 이를 들은 인상여는 염파를 피하다녔다. 인상여의 부하가 그 연유를 물으니 인상여는 나라의 두 기둥이 서로 싸우면 진 나라에게 쉽게 당할거라고 대답했고, 이를 들은 염파는 형장을 지면서 인상여를 찾아가 사죄했다. 그 날부터 둘은 '문경지교'를 맺었다고 한다.
망년지교 (忘年之交)
나이를 잊은 교제라는 뜻으로 나이를 따지지 않고 동등하게 사귀는 것을 일컫는다. 이 사자성어는 전한 때 니형이라는 사람과 공융이라는 학자 사이의 교제에서 유래했다. 니형은 스무 살 전 이었고 공융은 쉰 살이었으나 이 둘은 서로의 재능을 존경하여서 나이 차이에 불구하고 교제했다.
단현지교 (斷絃之交)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일컫는 사자성어로 지음과 같은 뜻으로 쓰인다. 춘추시대 거문고를 잘 타기로 유명한 백아는 자기를 잘 이해해 주는 종자기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백아가 산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그 것을 듣고 마치 산을 보는 것 같다 하였고, 강을 생각하며 타면 종자기는 듣고 강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이제 자신의 거문고 소리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며 거문고 줄을 다 끊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
학생기자 신동주(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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