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유전자 가위기술(NgAgo-Gdna)’을 발표해 학계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허베이과기대학 한춘위(韩春雨)부교수가 스스로 네이처지에서 논문을 철회하자 중국 언론들이 일제히 이 소식을 전했다.
3일 펑파이신문(澎湃新闻)에 따르면 한 교수는 “학계에서 우리 논문이 얻어낸 결과를 재현할 수 없어 논문 철회를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원래의 연구 결과를 재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허베이 과기대학은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논문은 이미 철회된 상태이므로 학교 측에서는 한춘위 부교수가 진행한 연구 성과에 대한 학술적인 평가에 들어갈 예정”으로 “별도의 실험실에서 다른 전문가들이 보는 앞에서 NgAgo-Gdna의 유효성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한 교수를 일약 ‘스타’로 만든 이 논문은 무엇인가? 펑파이신문에서는 지난 15개월간 일어난 한 교수 논문 사태를 되짚었다.
2016년 5월 2일 한춘위 연구팀이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 DNA로 유도돼 표적 DNA를 절단하는 NgAgo의 발견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개제했다. 한 교수팀은 논문에서 포유류 동물의 세포 DNA 조직 중 47개 위치에 대해 100% 유전자 편집을 진행했고 그 결과 21.3%~41.3%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RNA로 유도해 표적 DNA를 절단하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보다 성공률이 높은 것이었다.
논문이 공개되자 학계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며 한 교수의 논문 내용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중국 내 유수의 기관들이 한 교수의 논문 내용을 재현하려 애썼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스페인 고등과학위원회(CSIC) 산하 기관인 국립생물기술센터(Centro Nacional de Biotecnologia) Lluis Montoliu 과학자는 이 연구를 재현하는데 실패했다며 "이 프로젝트는 시간낭비니 더 이상 시도하지 말라"고 충고했고 미국, 독일 등 해외에서도 진위논란이 일자 2016년 8월 네이처지에서 직접 진위여부 조사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지원은 끊이지 않았다. 허베이성 발개위는 허베이 과학기술대학의 유전자 편집 기술 연구 센터 건설에 2억 2400만 위안(375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필요한 자금은 전부 성(省)의 재정자금에서 조달한다.
또 유전자 편집기술 연구 센터에 필요한 수입 기기 공개 입찰에만 1958만 위안(33억 원)의 예산이 쓰였고 국가자연과학기금위원회로부터 100만 위안(1억 7000만원)의 기금을 2년간 지원받기로 했다.
올 1월에는 효소와 미생물 분야의 세계 선두 기업인 노보자임(Novozymes)과 NgAgo 기술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노보자임 회사는 “이미 해당 기술에 대해 테스트를 마친 상태로 유용한 정보를 얻었지만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교수의 논문 내용에 있는 실험을 재현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 하진 않았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외 기관에서 논문에 쓰인 원자료와 실험 조건에 대해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한 교수 자신은 재현에 성공했다며 다른 기관에서 성공하지 못한 원인을 계속 찾고 있다고만 해명했다.
네이처지에서 논문을 철회하면서 논란이 일단락 되는 듯싶다. 그러나 지난해 이 논문이 발표되고 2개월 동안 4000건 이상의 기사가 쓰여질 정도로 중국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기술이 진위여부에 휩싸여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또 다른 중국 언론인 신민만보(新民晚报)가 전했다.
또 이 언론은 한춘위 본인이나 네이처지 모두 명확한 결론을 내지 않았고 덴마크 노보자임과의 협력 계약, 현재 진행 중인 NgAgo 국제 특허 출원 등 아직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고 앞으로의 조사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춘위는 허베이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중국 농업과학원을 거쳐 중국협화의과대학(中国协和医科大学)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허베이 과학기술대학의 부교수로 재임 중이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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