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오전 9시 35분부터 8분 동안 중국 기업인 ‘하이량교육(海量教育)’이 주문 실수로 시총 세계 1위 기업이 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졌다.
13일 중국경제망(中国经济网)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9시 30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하이량교육(HLG)은 10.18달러로 장을 시작해 9시 30분 10.25달러로 400주가 마지막으로 거래되었다. 그로부터 5분 뒤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700주가 거래 되면서 하이량교육의 주가가 순식간에 199999.99(2억 2793만원)달러로 직전 대비 2020101.92%, 2만 배 이상 뛰어버린 것이다.
이 시간 동안 하이량교육의 시가총액은 5조 1400억 달러(5867조 3100억 원)으로 시가총액 세계 1위인 애플의 8319억 달러(949조 6138억 원)의 6배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심지어 2016년 일본 GDP보다 많았다.
이 날 주가 이상 변동으로 하이량교육은 거래가 8분 동안 정지되었고 이 후 10.35달러, 전일대비 4.51% 상승한 가격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총은 2억 6600만 달러다.
지난 2015년 7월 하이량교육은 중국 기초교육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증시에 상장했고, 장삼각지역 최대, 전국 3대 기초 교육 그룹이다.
알리바바의 마윈과 텐센트의 마화텅이 엎치락 뒤치락 중국 최대 부호의 자리를 다투는 와중에 하이량그룹 핑하이량(冯海良)회장이 단숨에 중국 최대 부호에 오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일 5조 4000억 달러 시총을 기준으로 하이량교육 지분 92.8%를 보유한 핑 회장의 자산은 빌 게이츠보다 50배 많은 5조 달러로 세계 최고 부자가 되었다.
실제로 2017년 후룬(胡润) 전세계 부자 순위에서 핑회장은 자산 규모 215억 위안(3조 6696억 원)으로 세계 642위였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해 핑 회장은 “웃을수도 울 수도 없다(哭笑不得)”고 밝히며 “팻 핑거 사건일 뿐”이라며 회사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단정지었다.
팻 핑거(fat finger)란 증권 매매 시 주문 정보를 실수로 입력하는 것으로 한마디로 주문 실수인 것이다.
이번 사고로 매수측은 700주로 1억 4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매도측은 700주로 1억 4천만 달러의 로또를 맞은 셈이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들이 관심의 대상이긴 하나 하이량교육은 줄곧 ‘관심 밖’이었다. 상장 1년 여 동안 하루 평균 주식 회전율이 0.001%에 불과했고 이 사건 이전 최고가는 12.499달러로 시총도 2억 6400만 달러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배후가 있지 않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주가 이상 변동에 대해 하이량교육 관계자는 “회사측은 거래에 참여하지 않아 구체적인 상황은 알수 없다”며 현재 거래 정황에 대해 자세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기업의 팻 핑거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인들이 잊지 못할 팻 핑거 사건은 지난 2013년 8월 16일 중국 증권사인 광다증권(光大证券)의 주문 실수로 천문학적인 자금이 한순간에 중국 증시로 유입됐고 상하이증시가 100포인트 반등했다. 중국 증시는 폭등, 선물시장은 폭락했고 대형주 59개 종목이 순식간에 상한가를 치는 바람에 이 때 시장에 진입한 천 만이 넘는 기관들과 개인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손실을 떠 안았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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