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 8 출시를 앞두고 중국 산자이(山寨, 모조품, 가짜) 상점에서는 이미 아이폰 8 레드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4일 공인일보(工人日报)은 매년 애플, 삼성 등 유명 스마트폰 브랜드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 이른바 ‘짝퉁 공장’에서 해당 제품의 모조품을 먼저 판매해 신제품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에 사는 탕(唐) 씨는 최근 인터넷에서 850위안(15만원)에 가짜 아이폰 8을 구매했다. 선전(深圳)에서 배달 온 이 제품은 붉은 색상으로 포장, 외관 디자인 등 정품 제품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흡사하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기기를 직접 사용해본 결과 모조품은 외관만 같을 뿐, 내부 응용 프로그램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가짜 아이폰8은 애플의 운영체계인 iOS와 인터페이스는 같지만 사실상 안드로이드 시스템에 가까웠다. 구동 속도 역시 정품 아이폰7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밖에도 기기 발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탕 씨는 호기심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모조품을 샀지만 이 돈도 아깝다고 토로했다.
현재 가짜 스마트폰은 주로 선전의 최대 전자시장 화창베이(华强北)에서 판매되고 있다. 판매상들은 저작권 침해 분쟁을 피하기 위해 정규 루트가 아닌 비정규 루트로 시장에 진입해 새로운 제품에 민감한 소비층을 공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스마트폰 판매상 자오(赵) 씨는 “일반적으로 가짜 스마트폰 판매량은 10만 대 정도로 2배의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수많은 생산 공장, 판매상들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조품은 정부의 허가를 얻지 않고 불법으로 생산되는 제품이기에 품질∙안전성 문제가 항상 따라온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가짜 스마트폰으로 인한 폭발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선전시 시장감독관리국은 앞서 ‘모조품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화창베이 내 모조품 판매상 8200곳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도 했다. 닝보(宁波) 역시 지난 5월 아이폰 짝퉁 매장 28곳을 적발해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가짜 스마트폰 제조상 및 판매상들은 빈 틈을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관리감독부의 보다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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