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국보이자 세계적 문화유산 만리장성(万里长城)에 영문 낙서로 가득한 사진이 인터넷에서 퍼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비난을 쏟아내며 처벌을 강화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중신망(中新网)은 최근 웨이보(微博)에 돌고 있는 ‘바다링(八达岭) 장성에 새겨진 대량의 영문 낙서’라는 제목의 사진을 게재하며 관광객 낙서가 누차 금지해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만리장성이 낙서로 수난을 당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바다링 장성, 무티엔위(慕田峪) 장성에는 중국어 낙서 외에도 대량의 영문 낙서, 소량의 한글 낙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일대는 모두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앞서 지난해 NBA 휴스톤 로키츠 소속의 선수 로버트 브라운은 만리장성에 자신의 이름과 유니폼 백넘버를 적은 사진을 중국 웨이보에 올렸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로버트 브라운은 중국 문화를 존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하며 관련 게시물을 신속히 삭제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국보급 문화 유산에 낙서를 하는 행위에 대해 현지 누리꾼들은 ‘무례하고 개념이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현재 솜방망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낙서 등 문화재 훼손에 대한 중국의 법률적 처벌은 미비하다. 지난 2003년 베이징시가 발표한 ‘베이징시 장성보호관리방법’은 만리장성에 무언가를 새기거나 칠하는 등 훼손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자에게 200위안(3만 4000원) 이상, 500위안(8만 5000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보급 문화재 보호법이 엄격한 타 국가에 비해 경미한 수준이다. 고대 문명국가 이집트에서는 문화재 훼손 행위의 경중에 따라 최고 10만 달러(1억 1400만원)의 벌금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고 있다. 또한 멕시코는 문화재 불법 시공, 훼손 등의 행위에 대해 최소 3년 최대 12년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있으며 일본은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30만 엔(31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리고 있다.
이에 누리꾼들과 관계자들은 문화재 보호에 대한 처벌을 크게 강화하고 현지 순찰 인원을 통해 관광객의 문화재 훼손에 대한 규제가 보다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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