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한국 드라마 ‘명불허전’이 뜻밖에 중국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극 중 조선시대 최고의 신의로 나오는 남자 주인공의 ‘침술’ 때문이다.
참고소식망(参考消息网)은 드라마 ‘명불허전’을 본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 의술을 또 한국에 빼앗겼다”며 분노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31일 보도했다.
‘명불허전’은 조선시대 ‘침술의 신’으로 불리는 한의사와 현대 의학 신봉자 외과의사가 현대와 과거를 넘나들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400여년의 시간차가 존재하는 두 남녀 주인공 이야기는 한국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시청자 반응과는 달리 드라마를 본 중국 누리꾼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드라마 속 ‘한국 전통 의학 문화’는 사실 중국 의술에 기인한 것이고 한국 의술은 중의에 일부에 불과하다는 중국의 인식 때문이다.
중국 누리꾼들의 이같은 주장은 앞서 2007년 한국이 허준의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현재 동의보감은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동아시아 및 기타 지역의 의학 발전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에 중국 내 전문가들은 “동의보감의 대다수 내용은 중국 의학에서 온 것으로 중국 전통 의학서 소문(素问), 영추(灵枢), 상한잡병론(伤寒杂病论) 등을 참고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침술에 대한 원조 논쟁은 지난 2008년 WHO가 침구의 혈위(穴位•침이나 뜸을 놓는 자리) 361개 중 359개를 한국 기준으로 채택하면서 격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의학협회의 ‘혈위 99%가 한국 한의학계에서 인정하고 있는 기준에 부합하는 바, 한국 침술이 중국을 꺾고 세계 기준이 됐다’는 공식 발표가 중국의 심기를 거스른 것이다.
현재 중국 누리꾼은 드라마 ‘명불허전’을 두고 “또 하나의 중의 표절극”, “침술은 성이 ‘한’이 아니라 ‘중’이다”, “중국이 또 한 발 늦었다”는 반응을 보이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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