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중국 관악기를 만날 때
중국 악기 발전 과정
중국 전통 악기의 역사는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주나라에서 춘추전국시대까지의 선진시대는 중국 악기가 발전한 전성기 중 하나다. 이 시기 중국 악기를 ‘팔음(八音)’으로 분류하는 방법이 생겨났고, 중국적인 특색을 가진 새로운 악기가 생겨났다.
이후 진, 한, 수, 당나라 때 중국은 엄청난 문화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이 시기 음악과 악기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이국적인 악기들이 대량으로 수입됐기 때문에 다른 문화와 융합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 시기 외국 악기에 바탕을 둔 중국 악기들이 다수 생겨났다.
송, 원, 명, 청 시기는 악기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시기였다. 민중이 악기를 접하게 되면서 희곡 등 다른 장르의 예술과 합쳐져 널리 보급됐다. 새로운 악기가 꾸준히 만들어지면서 중국 음악도 더욱 풍요로워졌다.
중국의 대표 관악기
중국의 전통적인 관악기들은 종류와 음색에 있어 다양하다. 또한, 연주 방법 역시 지역, 민족, 시대와 연주자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 나가 중국의 음악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하였다. 가장 대표적인 중국 관악기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셩(笙 shēng)과 샤오(箫 xiāo): 셩, 또는 생, 그리고 샤오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중국 전통 악기다. 이 둘을 합쳐 ‘셩샤오’라고 하며, 중국 관악기를 가리키는 말이 될 정도로 대표적성을 지닌 악기다.
▸셩(笙 shēng): 셩은 금속 황(reed)이 진동하며 소리를 내는 악기다. 황의 수가 17개, 21개, 36개 등이 있고, 낮지만 맑은 소리를 낸다. 셩이 한족이 주로 연주한 악기라면 다른 소수 민족에게는 루셩(芦笙-대나무로 제작), 파이셩(排笙)등이 있다. 이 악기들은 모양새와 소리, 연주방법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다. 삼국시대에 우리나라에 전파되면서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중요한 관악기로 자리잡게 된다.
▸샤오(箫 xiāo): 샤오는 긴 대나무 관으로 만들어진 악기이다. U모양으로 움푹 파인 모양의 취구(吹口)를 갖고 있고 일반적으로 5개의 지공이 있다. 대나무의 유교적 의미와 이 악기에서 나는 청아한 소리로 널리 인정받게 됐다. 이후 우리나라에도 전파돼 고려시대에 개량된 후 ‘퉁소’라는 이름으로 연주됐다.
▸디즈(笛子dí zi): 디즈는 현재까지도 여러 공연에서 연주되면서 중국의 대표적인 관악기로 떠오르기까지 했다. 그러나 실제로 디즈는 서역의 악기로 한무제 때 중국에 오게 됐다고 한다. 이후 현재까지 중국과 오랜 역사를 같이한 디즈는 중국의 민족적 특색을 담고 있는 악기로 발전해왔다. 취공 1개, 지공 6개가 있고 특별하게도 얇은 종이를 붙이는 ‘막공(膜孔)’이 하나 있다. 디즈는 이 종이가 취공으로 불어진 공기 때문에 진동하면서 소리를 내는 것이다. 디즈의 연주법과 소리는 서양악기 플룻과 비슷하다.
▸후루쓰(葫芦丝 hú lu sī): 후루쓰는 윈난성 소수민족들이 연주하는 악기다. 3개의 관과 조롱박 모양의 바람통으로 이뤄져 있다. 부드럽고 우아한 특색있는 소리를 가졌고 음역이 다양하다. 또한 조롱박인 바람통의 한 면에는 후루쓰마다 그림이 새겨져 있어 중국적인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후루쓰는 독특하게 생겼지만, 연주법이 어렵지 않아 외국인도 배울 수 있는 중국 민속악기다.
▸쉰(埙 xūn): 쉰은 질그릇을 만드는 흙으로 도자기처럼 구워서 만든 악기다. 주나라 이전에 등장해 다양한 모양으로 발전했다. 주로 계란형과 공 모양인 쉰은 모두 8개의 지공이 있다. 가장 위에 있는 구멍에 바람을 불어 넣고 손가락을 움직여 연주하는 공명 악기라고 한다. 쉰 역시 이후 고려시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다른 곳에도 전파돼 ‘오카리나’라는 악기제작의 바탕이 됐다.
학생기자 박현서(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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