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상은행에 이어 농업은행도 안면인식 현금인출기를 선보였다. 중국에 카드나 신분증 없이 얼굴만으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최근 중국 농업은행은 두 대의 안면인식 ATM기 내놓으며 중국 구이양(贵阳)에 상용화할 뜻을 밝혔다고 13일 봉황망(凤凰网), 남통망(南通网) 등이 전했다. 이로써 구이양은 세계 최초 안면인식 ATM기 상용화 시범 지역이 됐다.
앞서 초상은행도 지난 12월 중국 최초로 상하이에 안면인식 ATM기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한 지역의 전면 상용화를 시도한 것은 농업은행이 처음으로 이번 구이양시를 시작으로 연내 전국 2만 4064곳의 분점 내 10만 대 ATM기에 안면인식 기술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농업은행 안면인식 ATM기 이용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인출기에서 ‘스캔 출금(刷脸取款)’을 클릭한 뒤 얼굴을 인식시킨 후 휴대폰 번호 또는 신분증 번호,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기계는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신분증 상의 사진을 대조한 뒤 출금 처리를 진행하며 입력부터 출금까지 모든 과정은 20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기술에 보안상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해 농업은행은 첫째, 안면인식 ATM기는 얼굴과 신분증 번호(또는 휴대폰 번호), 비밀번호 입력이라는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카드를 이용한 출금보다 보안성이 높고 둘째, 안면인식 시스템은 소리, 동작, 언어 등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기 때문에 사진이나 동영상, 적외선 기술, 3D 기술과 실물을 충분히 가려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진한 화장이나 성형 수술 등 얼굴에 변화가 있을 경우 안면인식이 어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농업은행은 기술적으로 안전 장치를 충분히 마련했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하루 출금액을 3000위안(50만원)으로 제한했으며 타 은행 계좌의 출금 역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안면인식 ATM기를 도입한 농업은행 분점은 37곳으로 지난 1년 동안 철저히 안전 문제를 시험∙검증한 뒤 올해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될 방침이다. 초상은행 역시 전국 107개 지역의 1000여대가 넘는 ATM기에 안면인식 기술을 도입하며 상용화에 힘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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