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수술장’ 인기, 1시간에 10마리 성대 제거
길거리서 강아지 성대제거수술 진행…무면허에 위생 기준도 안 지켜
성대제거 수술 비용 마리 당 8500~1만 7000원
중국 청두(成都)의 시장에서 한 무면허 수의사가 강아지 성대를 제거하는 수술을 상습적으로 행해 현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짖음 소리로 인한 피해를 해결해 준다는 명분으로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시장 길거리 한복판에서 강아지 성대 제거 수술을 진행한 중년 남성의 행태를 18일 성도상보(成都商报)가 폭로했다.
지난 14일 청두 칭바이장구(青白江区)에 위치한 강아지 시장 구석에는 강아지 성대를 제거해 주는 수술이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수의사’로 불리는 남성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대기 중인 강아지의 입을 벌려 순식간에 성대를 제거했다. 수술은 마취, 고정, 성대 제거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성대가 제거된 강아지는 구석에 눕혀놓고 마취가 깰 때까지 기다린다. 이 모든 과정은 50~100위안(8500~1만 7000원) 사이로 한 마리당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수술은 1시간 동안 10마리가 진행됐다. 1분의 짧은 준비 시간을 제외하면 5분마다 강아지 한 마리의 성대가 사라진 셈이다. 제거된 성대는 바닥에 그대로 던져졌고 1시간 동안 사용된 ‘수술 도구’는 단 한 번도 소독되지 않았다. 수술이 진행되는 ‘수술대’와 성대 제거를 마친 강아지들의 ‘회복실’에는 천 한 장도 깔려있지 않았다. 최소한의 위생 기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시장에서 ‘강아지 성대제거수술 사업’을 하는 이 남성은 자신을 애완동물 가게 주인이라고 소개했다. 강아지를 파는 것이 주 업무로 몇 년 전 지인에게 성대 제거 수술 기술을 배운 뒤 일주일에 두 번 이 사업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과 업계에서 이 남성은 이미 ‘성대제거 수술 수의사’로 유명하지만 정작 남성은 동물 진찰 관련 자격증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청두 동물병원 수의사 예원제(叶文杰)는 이 남성의 ‘길거리 수술’ 행위에 대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일반적으로 동물 병원에서 진행하는 강아지 성대제거수술은 사전에 수술 적합 여부를 판단하게 위한 검사를 실사한 뒤, 철저한 소독을 거쳐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거리에서 진행되는 수술은 강아지의 생명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바닥 및 수술 시 튀기는 혈액으로 인한 사람의 2차 감염 위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해당 남성은 현재 중국 동물방역법 관련 규정 위반으로 관련 부처의 수술 금지 명령을 받았으며 사안의 중대함에 따라 처벌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 소식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강아지의 성대를 제거하는) 이런 행동은 너무 잔인하다”, “강아지 짖음 소리를 감당하지 못할 거라면 애초에 강아지를 키우지 말아야 한다”, “이 사람들은 강아지가 혹여라도 물면 이빨까지 다 뽑아버릴 듯”이라며 의사를 비롯한 반려견 보호자들에게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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