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올림픽 참관기]
‘전국 학생 올림픽’ 항저우서 13일간 열려
항저우 출신 국가대표 3인방 참가
지난 9월 4일부터 16일까지 13일간 항저우에서 ‘제13회 전국학생운동회(全国学生运动会)’가 개최됐다. 중국 학생들 사이에서 ‘올림픽’이라 불리우는 이 운동회는 1980년 작해 3년에 한번씩 30여 년간 진행돼 왔다. 하지만 지난 12회까지 ‘대학생운동회’로 불리던 것과는 달리 이번 13회 대회는 ‘학생운동회’로 명칭으로 바뀌었다. 기존에 따로 진행해오던 중고등부 운동회와 대학생 운동회를 ‘학생운동회’라는 이름으로 통합시켰고, 이는 중국에서 ‘전국운동회’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운동회로 거듭났다.
326개 종목, 5996명 참가
사실 정식 명칭은 운동회이지만, 그 규모를 살펴보면 말이 달라진다. 이번 시합에서는 육상경기를 포함한 체조, 농구, 배구, 탁구, 테니스, 무술, 수영, 배드민턴, 축구 등 10개 큰 종목과, 326개 세부종목이 이뤄졌다. 지난해 개최된 리우올림픽의 세부 종목수인 306개에 비해 20개 더 많은 셈이다. 선수단 숫자도 주목할 만 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중고등부 학생과 대학생을 모두 합치면 총 5996명으로, 국가대표와 각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어본 ‘진짜’ 운동 선수들이 항저우에 모여 신경전 을 벌였다.
육상 200미터 결승에 출전한 셰전예 선수
국가대표 3인방
이번 전국학생운동회는 그 규모가 ‘올림픽’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림픽’으로 완성되려면 그에 걸맞는 수준급 경기력과 선수가 있어야 하는 법. 중국 32개 성(省)과 자치구,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34개의 대표팀에서는 해당 지역에서 가장 출중한 선수들을 대표로 내세웠다. 국가대표도 예외는 아니다. 학생운동회는 학생신분을 갖고있는 선수만 참가할 수 있지만, 아직 대학을 다니는 국가대표도 학생신분을 유지하고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 이번 대회에서는 항저우 출신 국가대표 3인방의 출전해이 화제를 모았다. 이들 경기 중 저장대학 소속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 셰전예 선수 경기를 참관했다.
런닝맨(跑男 ‘셰전예(谢震业)’
저장대학(浙江大学) 체육대학 석사. 25세
중국의 런닝맨 ‘셰전예’는 중국 단거리 국가대표 선수다.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400계주 종목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훤칠한 키와 외모덕에 중국의 ‘국민 남편’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포츠스타인 셰전예 선수도 이번 대회에 얼굴을 내비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셰전예는 부상으로 회복되지 않은 컨디션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 200m 경기에서 20.20초로 자신의 기록을 갱신하고 동시에 국내 최단기록을 돌파해 중국 육상계의 감탄을 자아냈다.
중국의 마린보이 ‘쑨양(孫杨)’
쑤저우대학(苏州大学) 체육대학 석사, 27세
1500m 자유형 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국보급 국가대표 ‘쑨양’도 이번 학생운동회에 출전했다. 무려 2미터의 장신을 가진 중국의 ‘마린보이’ 쑨양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한국의 박태환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저장재경대학교(浙江财经大学)에서 진행됐던 이번 경기에서 쑨양은 자유형 200미터와 400미터에 각각 출전해 두 종목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중국수영국가대표팀 주장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화제의 그녀 ‘푸위안후이(傅園慧)’
톈진의과대학(天津医科大学) 운동의학과. 22세
지난 2016년의 리우올림픽을 주의 깊게 본 사람이라면 이 선수를 기억할 것이다. 100m 여자 배영 결승전 당시 경기가 끝난 후 어느 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건넨 말과 표정이 화제가 돼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모티콘으로 사용될 정도로 이슈가 된 선수다. 100m 여자 배영 결승전에서 58.95초로 자신의 신기록을 깨고 동메달을 거머쥔 푸위안후이는 어린 나이에 중국 여자 수영계의 유망주로 등극하며 배영 종목의 모든 국내 기록을 갱신했다. 화제가 되었던 사진과는 달리 청순한 외모의 그녀는 이번 대회에 톈진시 대표로 50m와 100m 배영에 참가했고, 각각 은메달과 금메달을 따내며 중국 수영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서 활약을 보여줬다.
2020년 칭다오에서 만나요!
이번 대회에서 출전한 3명의 국가대표 모두가 저장성 항저우 출신이다. 이는 2016년 중국 교육부에서 진행한 체육 활동 보고서인 <학생 체질건강 현장조사>에서 합격률과 우수성 두 기준에 있어 저장성이 모두 전국 1위를 차지한 결과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16일 저장대학(浙江大学)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 학생 운동회는 3년 후 2020년에 칭다오(青島)에서 14회 대회가 열린다. 운동장을 가득 메웠던 선수단과 관중의 함성은 이제 당분간 들을 수 없지만, 선수들이 달려간 레인 위에서는 아직 그들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중국의 스포츠는 학생운동회가 남기고 간 온기를 머금고 한 층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했다.
학생기자 위재현(저장대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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