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중국 인민은행에 입금한 예금 1200위안(20만원)을 44년이 지난 20일 2684위안(46만원)에 출금한 중국 샤먼(厦门)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대해망(台海网)은 지난달 빛바랜 1970년대 예금증서를 들고 중국 인민은행 샤먼(厦门) 지점에 나타난 천(陈) 씨의 사연을 20일 소개했다.
천 씨가 들고 온 예금증서는 비록 시간이 오래되어 누렇게 변색되었지만 입금 날짜와 금액, 당시 은행의 도장까지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44년이 지난 이제서야 돈을 출금하겠다고 찾아온 천 씨의 예금증서를 본 은행 직원은 당시 난색을 표했다. 기간이 오래됐다는 사실보다 중국 인민은행의 일반 업무는 1980년대 이미 종료됐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예금증서를 확인할 수 있는 과거 자료들은 이미 중국 농업은행과 공상은행에 인계된 상황이었다. 결국 해당 예금증서를 확인하려면 두 은행의 먼지 쌓인 창고를 모두 뒤져야만 했다.
그럼에도 천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몇 년 전 부모님이 세상을 떠날 때 그녀에게 남겨준 유산이었기 때문이다. 인민은행 직원들도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천 씨의 예금을 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상은행, 농업은행과 연합해 해당 예금증서 확인증을 찾아봤으며 이를 위해 이미 퇴직한 선배들까지 찾아가기도 했다.
결국 은행 직원들은 지난달 29일 농업은행에서 천 씨의 예금증서 확인증을 찾아냈다. 그리고 천 씨는 지난 20일 44년간의 이자 1484위안(26만원)까지 포함된 귀한 ‘유산’을 받을 수 있었다.
천 씨는 이날 현금으로 예금을 수령하면서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출금하는 데 드디어 성공했다”며 “이를 위해 온 힘을 다해 애써준 모든 은행 직원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 감동을 더했다.
이 사연을 본 현지 누리꾼은 “훈훈하다”, “은행 직원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44년 전 1200위안으로 집을 살 수 있었을텐데”, “당시 1200위안의 가치는 집 두채를 지을 수 있는 정돈데 겨우 2684위안이라니 엄청난 손해다”, “예금증서를 보관해서 나중에 파는 게 더 큰 이득을 볼텐데”라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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