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사회보장기금 유용 혐의로 해임된 천량위(陳良宇) 상하이 서기의 사생활 비리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여러명의 정부(情婦)를 두고 사생아를 낳았다거나 아들에게 투자금으로 10억위안(1천200억원)을 선뜻 내줬다는 등 비교적 청렴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고위 지도자치고는 믿기지 않는 비리 내용들이다.
중국공산당이 밝힌 천 서기의 비리는 공식적으로는 ▲상하이시 사회보장기금 32억위안의 불법 대출에 개입하고 ▲기업인과 공모, 부당 이익을 챙겼을 뿐 아니라 ▲법규를 위반한 주변 측근들을 비호하고 ▲직책을 이용, 친족의 재산상 이득을 챙겼다는 4가지 혐의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29일 천 서기가 이밖에 `여색(女色)'까지 밝혔다며 상하이시 국(局)급 여성간부를 비롯해 여러명의 정부를 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 정부와의 사이에선 아들을 낳아 본가에 들여오기도 했다.
홍콩 상보(商報)는 천 서기가 베이징에서 미디어회사를 차리려던 아들로부터 자본금 지원 요청을 받고 두말없이 한꺼번에 10억위안을 내줬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 대주주들은 자본금 유치의 공로를 인정, 천 서기 아들을 연봉 40만위안의 부사장직에 앉혔다.
이 자금은 상하이시 사회보장기금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회사는 이 돈으로 천 서기의 측근 우밍례(吳明烈) 회장이 운영하는 신황푸(新黃浦)그룹의 지분 74%를 매입했다.
천 서기는 이와 함께 부인과 아들이 해외에 나가 사용한 159만위안의 카드전표를 우 회장 등 주변 인사에게 나눠주고 이를 처리토록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 회장은 이미 98년부터 천 서기의 부친에게 호화주택을 사주고 인테리어까지 해주는 등 천 서기와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천 서기는 이번 사회보장기금 비리에 앞서서도 지난 2003년 구속된 상하이 최고 갑부 저우정이(周正毅) 눙카이(農凱)그룹 회장의 비리 사건에도 연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천 서기는 "상하이 문제는 상하이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치며 이 문제를 폭로하려던 인권변호사 정언충(鄭恩寵)을 체포하고 래리 랑(郞咸平) 홍콩 중문대 교수의 TV 토크쇼 제작을 중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