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매된 지 한 달여 만에 애플 아이폰8이 중국에서 할인 판매되기 시작했다.
중국 전자유통업체 쑤닝(苏宁)은 최근 아이폰8 64기가 제품을 정식 발매가보다 무려 1200위안(20만원) 저렴한 4688위안(80만원)에 내놓았다고 2일 신경보(新京报)가 전했다.
이는 홍콩판보다 321위안(5만원) 저렴한 가격으로 발매된 지 한 달이 좀 넘은 시점에 중국 현지에서 애플 제품이 가격 할인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전자 유통 관계자들은 “아이폰6의 경우 발매되자마자 1~2만 위안까지 폭등했는데, 아이폰8은 시장에 나온 뒤로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최근 7~8년 동안 이런 현상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이폰8 가격 인하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판매 부진을 꼽고 있다. 아이폰8 배터리 결함과 혁신 부족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하락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9월 22일 아이폰8이 정식 발매된 후로 전세계에서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현상 문제가 보고되면서 선뜻 구매에 나서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도 기존 아이폰 제품들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소비자들의 후기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8을 두고 중국 현지 업계에서는 ‘애플 사상 최악의 판매를 기록한 아이폰 모델’이라는 평이 나온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인 CIRP(Consumer Intelligence Research Partners)의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8의 판매량은 2년 전 아이폰6s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아이폰8과 8plus의 점유율은 16%에 그친 반면, 아이폰6s와 6s plus는 전체의 24%에 달했다. 지난해 아이폰 7과 7plus의 점유율이 43%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성적이다.
곧 출시되는 아이폰X의 영향도 있다. IT 분석가 탕신(唐欣)은 아이폰8 가격 할인의 표면적인 원인은 판매 부진이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두 세대의 제품을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는 애플의 제품 마케팅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근본적인 원인으로 어떤 기업도 항상 혁신을 실현할 수 없다는 업계의 규칙을 지적했다.
실제로 아이폰8을 구매하지 않고 ‘역대급 몸값’을 자랑하는 아이폰X를 기다리고 있는 현지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이폰X의 새로운 기능 대다수는 실제 사용 가치가 떨어진다며 최근 가격이 인하된 아이폰8을 선택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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