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마다 1465개의 라면 뚜껑이 열린다'고 할만큼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라면 매출이 최근 몇년간 크게 감소했다. 지난 3일 신화망(新华网)에 의하면, 2013년~2016년 중국본토 및 홍콩(이하 중국)의 연간 라면매출은 약 80억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 매출의 급감은 중국인들의 생활방식, 소비구조에도 변화가 일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라면 생산 및 소비국이다. 1990년대 이후 중국의 라면 매출은 연속 18년동안 거침없이 증가해 왔다. 2013년 라면 매출은 462억2천만개로, 이는 평균 1초당 1465개의 라면뚜껑을 연 셈이다.
달리던 라면매출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것은 2013년 이후부터다. 2016년에는 연간 라면 매출이 385억개로 줄었다. 중국 라면시장의 '큰 형님'으로 군림해온 캉스푸(康师傅)와 퉁이(统一) 그룹이 자산매각에 나선것도 이 시기이다.
캉스푸의 경우 라면매출이 2006년의 10억 5200만 달러에서 2013년에는 43억 3200만 달러로 최고봉을 찍었고 2016년 32억 3900만 달러로 급감했다. 2015년에는 이미 브랜드인지도를 쌓은 라면업체 6개가 문을 닫기도 했다.
이에 외신들은 글로벌 시장 대부분은 라면매출이 안정적인데 중국시장만 '엄동설한'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BBC방송은 라면매출 급감은 농민공의 귀향붐, 더욱 편리해진 교통환경, 인터넷과 배달앱의 발달 등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농민공 귀향 붐
도시에서 막노동에 종사하며 지친 농민공들이 쉽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라면을 많이 찾았는데, 농민공들이 귀농 후 라면대신 밥을 지어 먹게 되면서 매출에도 타격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 농민공 감소와 라면매출 감소의 전환점은 모두 2012년이다.
이동시간 단축
또 교통발달로 이동시간이 단축되면서 라면소비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긴 시간 기차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라면이었다. 하지만 고속철, 비행기 등 빠른 교통수단이 발달되면서 이동시간이 단축됐고 라면소비도 그만큼 줄게됐다. 2016년말 기준 중국의 고속철 총 길이는 2만킬로미터, 2030년에는 4만5천킬러미터에 달할 전망이다. 또, 2016년 항공편 사용자수도 4억 8800만명으로 동기대비 11.9% 증가했다.
배달앱 등장
라면매출의 가장 큰 복병은 배달앱이다. 2013년이후 배달앱이 빠른 속도로 생활속에 자리잡으면서 편하게 다양한 음식을 시켜먹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017년 6월 기준, 중국의 배달앱 사용자수는 2억9500만명에 달했다.
2017년 7월에는 중국의 27개 고속철역에서 여객들이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출 정도로 배달앱은 중국인들의 일상 속에 깊숙하게 자리 잡았다.
한편,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중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큰 라면시장이다.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에 중국농업대학식품과학과 영양공정학원(中国农业大学食品科学与营养工程学院) 선췬(沈群) 교수는 "중국 소비자들은 소득수준, 생활수준 향상과 더불어 건강, 영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라면도 건강, 영양을 생각한 고품질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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