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박선원 총영사 교민대표 상견례로 업무 시작
사건사고 분야 인력 증원, 교민 안전에 무게
“외교관의 최우선 업무 자국민 보호”
박선원 신임 상하이총영사가 교민대표들과의 첫 만남에서 “외교관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공식 업무 시작을 알렸다. 새로 부임한 총영사가 교민대표들 앞에서 으레 하는 인사말이지만 ‘한 끗’ 달랐다. 지난 15일 상하이총영사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년하례식과 교민대표 상견례에서 박 총영사는 “여러분을 모시게 될 박선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고개와 허리를 깊숙이 숙여 90도로 마무리 인사를 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인상적인 교민상견례 장면이다.
이날 박 총영사는 외교관의 역할에 기초해 인사말을 이어갔다. “교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재외공관이 왜 필요하겠는가”라며 “교민 안전과 권익 보호를 최우선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건 사고 방지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는 박 총영사는 이미 이 분야 인력을 증원하는 등 교민 안전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캠프 출신이라는 우려 없애도록”
수년 간 상하이총영사는 선거 후 정치권 인사의 당연한 보직처럼 임명돼 왔다. 초대 윤해중 총영사부터 6대 백상기 총영사까지는 모두 외교관 출신이었다. 7대 김양 총영사는 김구 선생 손자로 기업인 출신이다. 당시 임시정부청사 주변 신천지 난개발을 막기 위한 소명을 띄고 부임했다. 이명박 캠프 인사 김정기 총영사 부임이 정치권 인사의 시작이 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의 구상찬 총영사가 19대 총선 낙선 후 부임했다가 20대 총선 출마를 앞두고 귀임했다. 이어 박근혜 캠프 출신 한석희 총영사가 부임했으나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면서 귀국했다.
7대부터 13대까지 외교관 출신 총영사는 단 2명뿐이었다. 상하이 스캔들 수습을 위해 급파된 안총기 총영사와 대통령 탄핵 직후 부임해 최근까지 1년 임기를 수행한 변영태 총영사다.
이렇다 보니 교민들은 늘 기대 반 우려 반 속 총영사를 맞이한다. 교민들 우려를 헤아리듯 박 총영사는 “(자신의 부임에 대해) 캠프출신이라는 말이 있다”라며 먼저 말을 꺼냈다. 그는 “서울서 온 손님들만 챙기고 교민들에게 섭섭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항 한번 더 나가기 보다는 교민들을 더 만나겠다”라고 밝혔다.
“애국하면 칭송받는 새로운 대한민국”
이날 박 총영사는 또 “상하이는 대한민국이 왕의 나라, 군주의 나라가 아닌, 국민의 나라, 민초의 나라, 백성의 나라가 되는 뿌리이자 성지”라고 언급하며, “독립운동을 하면 망하고 애국하면 손해 보는 것이 아니라, 대대로 칭송받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기풍 조성에 교민들이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상하이 화동지역 곳곳에 흩어져있는 민족 독립운동의 작은 흔적이라도 영사관에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재외공관의 중요 역할 중 하나인 우리기업 활동 지원을 위해 시(市)정부, 성(省)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며,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선원 총영사는 누구?
한편, 박선원 총영사는 부임 전부터 한국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이력도 있다. 연세대 82학번인 박 총영사는 재학시절 전국학생연합(전학련) 산하 삼민투위(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화제의 영화 ‘1987’ 배경 속 인물이기도 하다. 1985년 미문화원 점거농성 지원 가두시위로 고 박종철 열사가 5일 구류를 살던 당시, 박 총영사는 배후로 지목돼 수감생활을 했다.
또 알려진바 대로, 박 총영사는 지난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안보상황단 부단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 당시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이 이슈가 될 때 청와대 서별관회의 메모 원문을 공개해 방향을 트는 등 대선 공신으로 거론됐다. 청와대 요직에 임명될 것이라는 하마평이 나돌기도 했으나 상하이로 낙점됐다.
또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냈던 박 총영사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 수행원으로 방북길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사드문제로 더불어민주당(야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면담을 주선한 영향력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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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총영사가 새로 오신거 같은데
교민사회와 잘 소통과 교류하시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