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는 스튜어디스 여성이 ‘디디추싱’ 공유차량을 이용하다 운전기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피살당한 사건이 발생해 중국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피해 여성이 이용한 서비스는 일명 ‘카풀’로 불리는 ‘순펑처(顺风车)’다. 디디다처 서비즈 중 하나로 출퇴근 시간 교통 정체 해소를 위해 같은 방향의 승객을 태우는 서비스다
핑안정저우(平安郑州)를 비롯한 다수의 중국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일 밤 11시 50분 경 정저우에서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 리 씨(21)는 정저우 공항 근처의 한 호텔 앞에서 디디 순펑처(顺风车)에 탑승해 정저우 시내로 향했다.
그녀는 차량에 탑승한 뒤 직장 동료에게 “기사가 변태다. 나보고 너무 예쁘다면서 키스하고 싶단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동료는 “신랑이 마중 나오는 것처럼 꾸미라”고 조언했다. 동료는 전화를 끊은 뒤에도 염려가 되어 다시 전화를 했다. 리 씨는 “괜찮다”는 말만 세 번 반복한 뒤 전화를 끊었고, 그 후로 연락이 두절됐다.
그녀는 8일 오전 7시 한 공터에서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체는 발견 당시 하의가 벗겨진 채 등, 가슴, 심장 등 신체 여러 곳이 칼에 찔린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용의자 류(27) 씨는 부친의 신분증을 인용해 차량을 운행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사건 당일 피해자를 태운 뒤 15km 가량 떨어진 공터에서 성폭행한 뒤 칼로 20여 군데를 찔러 숨지게 했다.
또한 류 씨는 피해자를 차량에 태운 뒤 10분 뒤 디디다처 앱에서 탈퇴하고, 해당 소프트웨어도 삭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피해자를 태우고 범행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6일 새벽 0시25분 경이고, 그곳에서 20분 가량 머문 뒤 자리를 뜬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8일 오전 11시30분 경 항싱루(航兴路) 대교에서 용의자 차량을 발견했다. 인근 CCTV 검사 결과, 6일 새벽 1시6분 경 용의자는 차를 세우고 강물에 뛰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12일 새벽 4시30분 경 경찰은 시산환(西三环) 인근 도랑에서 용의자 류 씨의 시신을 건졌다. 이곳은 용의자가 강물에 뛰어든 곳과 약 50km 가량 떨어진 곳이다.
한편 디디 측은 11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용의자 체포에 현상금 100만 위안(1억7000만원)을 내걸었다. 또한 12일부터 디디 순펑처에 대한 대대적인 검증 조치를 벌인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2일부터 디디 순펑처 서비스 이용은 중단된 상태다.
이번 사건은 하루에 2000만 명이 이용하는 중국 최대 공유차량을 이용하다 변을 당한 점, 피해자가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점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사건 담당 공안국의 경찰견 훈련부대 보조요원이 조사 과정에서 현장 피해자 사진을 유출해 SNS에서 퍼졌다. 관련자 4명은 형사 구류 처분을 받았다.
또한 중국 유명 쇼트 클립 사이트인 ‘얼겅스탕(二更食堂)’은 11일 이번 사건을 소설 형식으로 올리며, 피해자의 죽음을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묘사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해당 글은 순식간에 조회수 10만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타인의 비극을 장사에 이용하려 한다”면서 분노했다. 해당 플랫폼 대표는 13일 밤 공개 사과문을 발표하며, 자진해서 영구 폐쇄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IPO(기업공개)를 앞 둔 디디가 ‘고객 신뢰' 앞에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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