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역사가 길지 않은 우리나라처럼 중국 역시 서양에서 넘어온 패션이라는 단어를 쓰게 된 역사가 길지 않다. 그런데도 중국 디자이너들이 왜 세계적으로 강세일까? 왜 세계의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 중에 중국계나 중국 출신이 많을까? 왜 세계적인 공모전의 수상자 명단에는 항상 최소 한 명씩 중국인 명단이 포함되어 있을까? 왜 점점 한국인의 세계시장 진출 성공률은 떨어져갈까?
한국 디자이너들의 세계 시장 부진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 이 한국의 사회와 경제의 규모 대비 디자이너의 과잉 공급으로 아쉬울 게 없어진 기업들은 그들의 노동에 대비해 너무나도 적은 노동의 댓가를 지불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디자이너들의 자립을 불가능케 하고, 그들의 독창성을 위협하며 그들의 다양성을 저해하고 있다.
그에 비해 중국의 사회와 경제의 규모는 최저 성장률의 우려 속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온라인 유통과 패션 소비문화 정보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온라인 쇼핑 규모로만 1조 위안(한화 170조)를 돌파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러한 패션산업의 엄청난 성장과 함께 패션디자이너들에 대한 처우 역시 좋아지며, 전 세계의 흩어진 중국 출신 디자이너들을 불러들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들은 파슨스, 세인트 마틴 등 세계의 명문 패션스쿨에서 교육을 받고 다시 중국 시장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중국 시장이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1조 위안 그룹에 가입한 GDP 돌파 도시가 14개로 늘어나는 등 지난해 중국 경제 상승률은 6.9%를 돌파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국 시장이 세계적인 수준의 인프라들을 끌어올 만큼의 경쟁력이 있는가? 그들이 원하는 요구조건을 충족 시킬 수 있는가?
많은 우수한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 인재들이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오기를 꺼려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이너들이 살고 싶은 나라가 되고, 국가적으로 좋은 디자이너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디자이너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의 인구나 경제규모 면에서 중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은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그것이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배출 저하의 원인으로 자리매김해서는 안될 것이다.
매년 전국 240여 개 대학에서 매년 쏟아져 나오는 2만4000명의 신인 디자이너를 수용할 수 있는 산업 규모가 없다면 그들을 좀더 까다롭게 배출해야 한다. 그 까다로운 조건하에 만들어진 디자이너들을 고용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울 수 있게 국가적으로 후원해주는 식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디자이너로써 우리는 앞으로 벌어질 미래의 한국 패션산업에 대한 책임이 있다. 우리가 선배들에게 받은 서러움과 부당함을 패션계의 통상이라는 명목 하에,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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