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업계의 공룡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투자 은행 업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각자의 투자은행에 경쟁 상대를 위한 서비스 제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기업의 이 같은 요구는 사실상 투자 은행을 양대 진영으로 편가르기 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 은행업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 마이진푸(蚂蚁金服:앤트파이낸셜)가 일부 은행에 텐센트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금지하는 규정 계약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마이진푸는 현재 100억 달러의 추가 자금조달을 마무리 중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양대 공룡 IT기업은 ‘충성도’를 중시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경쟁상대를 위한 서비스 제공업체를 굳이 고용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추후 거래 시 본인에게 불리한 행동을 할 은행을 선택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두 기업이 모두 전자상거래, 클라우딩 서비스 및 결제 시스템 영역을 다루는 점도 게의치 않다고 지적했다. 만일 제3자 업체가 두 업체를 위한 업무를 동시 진행할 경우, 양측의 데이터, 전략 세부사항 등을 접촉하게 되는데 이는 이익 충돌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내 상당수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기업)들은 모두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상장하게 될 유니콘기업의 배후에는 두 기업의 그림자가 숨어있다.
알리바바 거래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알리바바는 줄곧 글로벌 은행에게 한쪽을 선택하도록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지난 2014년 9월 IPO가 진행되기 전 서비스 은행에게 엄격한 위탁서 체결을 요구했다.
위탁서에는 서비스 은행은 동의를 거치지 않고서는 징동(京东) 혹은 텐센트와의 거래에 참여할 수 없다는 규정이었다. 이 같은 협의서는 2015년 말까지 지속됐다.
그는 해당 협의서는 실효 이후 상기 조건이 느슨해졌지만, 가이드 라인은 여전히 유지되었고, 특히 전자상거래 방면에서 알리바바와 직접적인 경쟁구도에 있는 징동과의 거래 불가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그런 딱딱한 협의는 없지만, 여전히 알리 대 텐센트의 양대 진영으로 나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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