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유치원이 끝난 손주들을 직장일로 바쁜 자식들을 대신해 데리고 귀가하는 조부모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구이양(贵阳)에서는 한 할아버지가 자신의 손주 얼굴을 착각해 다른 아이를 데리고 귀가한 황당한 사건이 발생해 화제다.
지난 8일 오후 구이양의 한 유치원 CCTV에는 한 할아버지가 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들어가 올해 6세인 샤오홍위(小宏宇)를 데리고 유치원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녹화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노인은 샤오홍위의 친할아버지가 아니었고 둘은 아무 사이도 아니었다.
샤오홍위 부모는 웨이신에 사연을 올리며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4시간이 지나서야 아이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다행히 SNS에 올린 사연을 보고 같은 반 학생 샤오홍루이(小宏瑞) 학부모가 사진으로 자신의 부친임을 확인해 샤오홍위를 집으로 돌려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전말을 확인한 결과 이 노인은 샤오홍루이의 조부로써 시골에서 상경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손주의 얼굴을 잘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어린이의 이름이 거의 비슷하고 실제로 생김새도 비슷한데다가 샤오홍위가 자신을 보자마자 “할아버지”라고 부르자 자신의 손주라고 착각한 것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샤오홍위를 데리고 집으로 가는 도중에 감기가 걸렸다며 병원에서 주사까지 맞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샤오홍위가 할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귀가 잘 들리지 않은 할아버지는 제대로 듣지 못했다.
현재 샤오홍루이 부모는 샤오홍위의 건강검진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나섰고 유치원 원장은 업무과실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네티즌들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우리 아이도 5살이지만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진 않는다”, “이건 유치원 측의 책임이 크다”, “만약에 유괴범이었으면 어떻게 할 뻔 했냐. 아이가 아빠라고 부르면 그 사람이 아빠인 거냐”라며 유치원 측의 어이없는 실수를 비난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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