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는 고층 건물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여학생에게 ‘어서 뛰어 내리라’고 부추긴 구경꾼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결국 여학생은 빌딩 8층에서 뛰어내려 숨을 거뒀다.
봉황망(凤凰网)을 비롯한 다수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3시경 중국 간쑤(甘肃)성 칭양(庆阳)시의 한 호텔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바로 호텔 고층 창틀에 걸터앉아 자살을 시도하려는 여학생 리 양(19)을 구경하기 위함이었다.
이 위험천만한 장면을 목격한 수많은 시민들은 여학생의 죽음을 막기 위해 설득하기는커녕 박수와 환호성을 지르며 여학생의 죽음을 부추겼다. 구경꾼들은 “왜 아직도 안 뛰어 내리느냐”, “덥다, 빨리 뛰어 내려라”고 소리치며, 여학생의 모습을 동영상에 담아 SNS에 올리기 바빴다. 결국 이 여학생은 4시간이 지난 저녁 7시경 몸을 던져 숨을 거뒀다.
숨진 여학생은 2년 전 학교에서 교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우울증을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여학생의 죽음을 부추겼거나 동영상을 올린 사람들을 찾아내 체포했다고 전했다.
한편 여학생의 죽음에 누리꾼들은 “구경꾼들이 어린 생명을 동정하기는커녕 죽음을 부추겼으며, 이는 간접 살인과 다름없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한 평론가는 “100년 전 루쉰이 우매한 중국 관중을 보고 펜을 잡았는데, 지금까지도 이 같은 ‘구경꾼 현상’은 사라지지 않고,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5년 중국에서는 5살 여아가 공중 화장실에서 낯선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했지만, 40여명의 주변인들은 이 끔직한 상황을 구경만 할 뿐 한 명도 이를 제지하기 위해 나서지 않았다. 또한 2005년 5살 여아가 차가운 연못 물에 빠졌는데, 100여 명의 사람들이 몰려와 구경만 할 뿐 도와주지 않아 익사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타인의 고통과 어려운 상황을 구경만 하는 ‘구경꾼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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