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통·항저우에서 응원하러 왔어요”
지난 6월 23일 중국 시간으로 밤 9시가 되자 인팅루에 마련된 월드컵응원 광장에 붉은 티셔츠를 입은 교민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이들 손을 붙잡은 아빠와 엄마, 다정한 연인들, 친구들, 직장 동료들…. 각자 모습은 달랐지만 모인 목적은 오직 하나 한국축구팀이 멕시코를 이겨주길 바라는 마음들이었다. 가져온 돗자리를 깔고 각자 간단한 음료와 캔맥주들을 펼쳐놓고 삼삼오오 모여 앉은 모습들이 정말 보기 좋았다. 가뜩이나 지금 중국에서의 교민들 상황이 어려운 때에 월드컵이라는 계기로 서로가 한자리에 모여 한마음으로 외치는 대~한민국!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모두들 일어나 태극기를 향해 경건한 마음으로 경례를 하는 모습은 정말 몇 년 만인가 하는 감회가 들기도 했다.
온 가족이 월드컵 유니폼을 입고 온 한 분은 오늘 응원을 하러 난통에서 상하이까지 왔다면서 2002년 시청 앞 응원을 떠올릴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또 한 가족은 항저우에서 왔다면서 오늘이 정말 기다려져서 아침부터 설렜다고 한다. 우리네 민족은 광장에 모여 응원하는 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경기가 시작되고 외쳐대는 대~한민국! 목청껏 외치며 응원했건만 결국 경기는 멕시코에 지고 말았다.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주변 정리를 말끔히 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 비록 몸은 이곳 중국 땅에 있지만 언제나 우리네 고향은 조국 대한민국임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에 모습에 가슴 찡한 감동을 받았다. 며칠 후에 있을 독일전을 기약하며 또 한번 외쳐본다. 대~한민국!
더불어 이번 응원전을 준비해 준 상하이한국상회와 안전을 위해 힘써 준 중국 공안원들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글.사진 김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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