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몰상식한 배낭여행객들이 중국에서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놓은 호수에서 수영을 하고 이를 SNS에 올려 중국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지금 다예하이(大爷海)에 왔다. 원래 여기서 수영 못하는데 우린 지금 몰래 수영하고 있다…” 지난 6월 30일 태백산(太白山)다예하이에서 몰래 수영하던 배낭여행객들이 ‘당당하게’ 올린 동영상 내용이다. 해당 동영상은 웨이신 모멘트(微信朋友圈)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고 2일 시부망(西部网)이 보도했다.
영상에서 보면 약 60대로 보이는 여성 1명과 남성 2명이 수영복까지 입고 호수에서 수영을 하고 있고 이 장면을 동행한 일행이 찍었다. 이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논란이 일자 해당 배낭여행을 주최한 고(高) 모 씨는 “일행 대부분이 수영을 너무 좋아해서 생긴 일”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하겠다”며 언론에 사과했지만 네티즌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실제로 기자가 해당 SNS 계정의 다른 모멘트를 확인한 결과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배낭객들은 오히려 이번 일을 자랑스러워하며 “다음에는 다른 호수에서도 여행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태백산의 다예하이는 중국 배낭족들에게는 성지인 곳인데 이렇게 고의적으로 수영을 한 것은 야만적인 행동이다”라며 비판했고 “엄중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예하이는 고산 중 유일하게 식수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인데 이런 곳에서 사람이 수영을 하다니…”, “너무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수원지에서 수영을 하면 안되지!”, “관련된 사람 모두 블랙리스트에 올려 영원히 태백산에 오르지 못하게 해야 한다”라는 의견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태백산은 중국 내륙지방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3771.2미터에 달한다. 다예하이, 얼예하이(二爷海), 산예하이(三爷海) 등은 정상 부근에 있는 호수로서 당나라 시절부터 성스러운 호수로 여겨져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특히 다예하이의 경우 수원지로서 생태환경보호에 각별히 신경을 쓴 곳이었던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인들의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
현재 태백산 자연보호구 관리국에서 해당 영상과 관련한 사실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만약 규정 위반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중화인민공화국 자연보호구 조례>, <산시성 여행조례> 등의 관련 규정에 따라 해당 여행객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산시성 내의 모든 관광지 진입을 금지하는 처벌을 내릴 예정이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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